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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매경DB] |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는 것은 물론, 전쟁 이후 발생한 러시아 관련 무역사고 액수도 지난해 무역보험금 지급액의 2.6배 수준까지 뛴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월 24일 이후 총 16건, 20억원 규모의 대 러시아 무역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발 해외송금 제한, 러시아 내 달러 수급 불안 등을 이유로 수출대금을 못 받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러시아 관련 무역사고로 지급한 수출보험금 실적이 8건, 7억8000만원이었다. 불과 두 달 만에 연간실적을 훌쩍 뛰어넘는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구자근 의원은 "대 러시아 제재가 장기화할 경우 기업 피해 지원과 수입선 다변화를 위한 정부와 국회 차원의 지원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러시아 수출기업은 총 5376개에 달한다. 이중 중소기업이 4759개로 절대 다수다. 대기업(193개, 59억 달러), 중견기업(404개, 12억7800만 달러)에 비해 수출 규모는 27억5600만 달러로 적지만, 그만큼 영세한 업체들도 많아 대금 회수가 늦어질 경우 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무역보험공사는 對 러시아 수출기업에 대한 보상심사 절차를 간소화하고, 신속한 보험금 지급에 나설 방침이다.
구자근 의원이 코트라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러시아 제재와 관련한 문의도 총 315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로 대금결제 지연이나 미수금 등 금융과 관련한 문의(전체 39%), 수출통제 품목 확인이나 거래선 분쟁 등의 거래품목 관련 문의(18%), 물류·통관 관련 문의(17%)가 많았다.
실제 기업들의 피해상담 내역을 살펴보면 대 러시아 금융제재로 현지 판로가 막히거나 기존에 약속했던 추가 발주가 불발되는 등의 사례가 상당했다. 원·부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도 있었다. 수산화리튬, 페로실리콘, 무연탄 등 주요 수입품목에 대한 대체 공급선 발굴이 주요 과제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물류 차질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항만 통제와 3월 14일 대 러시아 해상운송 축소와 항공운항 중단으로 외국적 선사의 유럽 경유 러시아 운송라인이 끊겼다. 국적선사들의 극동항로 운영도 축소됐고, 주 17회였던 한국-러시아 화물기 운항도 전면 중단된 상태다. 코트라는 "물류 위기 극복을 위해 해외공동물류센터 활용을 확대하고 운송비 지원서비스를 신설하는 게 시급하다"며 "향후 공급망 병목현상을 해결하
최근 러시아의 무역 비중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수출실적은 2017년 69억700만 달러에서 지난해 99억8000만 달러로, 수입실적은 같은 기간 120억4000만 달러에서 173억5700만 달러로 각각 증가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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