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재건축 속도조절…30년 이상 '안전진단 면제'는 폐기

정부 "재건축까지 상당시간 소요"

↑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매일경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와 1기 신도시 정비사업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예고하는 등 규제완화와 관련 속도조절에 들어갔습니다. 경기도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정비사업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접근을 예고했습니다.

안전진단 규제 완화도 집값 상황을 봐가며 최적의 시기를 찾되 준공 30년 단지의 정밀안전진단 폐지 공약은 사실상 폐기하기로 했습니다.

인수위 관계자는 오늘 1기 신도시 정비사업과 관련해 "신도시는 기존 정비사업과 달리 특별법으로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1기 신도시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에 대한 큰 그림(마스터플랜)부터 그리는 것이 우선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분당·일산 신도시 아파트 단지들은 용적률 500% 허용 등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으로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며 매물이 회수되고 가격이 1억원 이상 뛰는 등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도 "1기 신도시 재정비는 단순히 준공 30년 차에 들어선 개별 단지의 재건축 사업이 아니라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신도시 전체의 도시계획을 어떻게 바꿀 것이냐에 대한 문제"라며 "베드타운을 어떻게 자족도시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인수위와 정부는 신도시 특별법을 통해 이 문제에 접근해나갈 예정입니다. 현재 국회에는 1기 신도시를 '노후신도시 재생 및 공간구조개선 특별지구' 또는 '노후신도시재생지역 진흥지구'로 지정해 용적률 등 건축 규제를 풀어주고 기반시설을 지원하며 각종 법률을 특별법으로 통합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노후신도시 재생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습니다.

법안에는 1기 신도시를 '노후신도시 재생 및 공간구조개선 특별지구' 또는 '노후신도시재생지역 진흥지구'로 지정해 용적률 등 건축 규제를 풀어주고 기반시설을 지원하며 각종 법률을 특별법으로 통합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정부는 다만 법 개정에 앞서 신도시를 어떤 방식으로 개발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논의를 거친다는 계획입니다.

1기 신도시는 분당, 일산, 중동, 평촌, 산본 총 5곳으로 1989년 개발계획 발표 후 1992년 말까지 총 432개 단지, 29만2000가구 규모로 조성됐습니다. 분당신도시는 작년에 입주 30년이 됐고, 올해와 내년에 일산·평촌·산본·중동신도시가 차례로 준공 30년을 맞으며 재건축 연한이 도래합니다.

하지만 평균 용적률이 분당 184%, 일산 169%, 평촌 204%, 산본 205%, 중동 226%로 분당과 일산을 제외하면 일반적인 재건축 단지보다 높고 지구단위계획으로 용적률이 제한돼 있어 재건축 추진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1기 신도시에서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많은 이유입니다. 일부 지자체도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 차원에서 용적률 상한을 상향하고 있지만, 향후 신도시 특별법이 제정되면 상당수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이 재건축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입니다.

인수위와 정부는 현재 신도시의 주거지 용적률을 법정 상한(최대 300%)까지 올리되, 역세권 등 일부 지역은 준주거지역 등으로 종상향을 해 용적률을 최고 500%까지 높이는 방안 등을 검토 중입니다.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신도시뿐만 아니라 다른 정비사업도 속도조절에 나설 전망입니다. 정부는 법 개정이 필요 없는 안전진단 규제에 대해선 완화 방침은 변함없지만 당장 서두르지 않고 집값 추이를 봐가며 완화 시기를 조절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윤 당선인의 대표 공약 중 하나인 30년 이상 노후 공동주택의 정밀안전진단 면제 공약은 무분별한 재건축과 과도한 기대감으로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 사실상 폐기됐습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 완화는 연내 법 개정 추진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전국 63개 단지, 3만3800가구에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이 통보된 상태입니다. 서초구 반포현대, 은평구 연희빌라 등 이미 입주를 마쳐 부담금 확정액 통보 시점이 지난 단지들도 있어 법 개정을 마냥 늦출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현행 3000만원 이하인 재초환 면제 기준을 상향 조정해 면제 대상을 확대하고 3000원 초과부터 초과이익 구간별로 10%부터 최대 50%인 부과율을 절반가량 낮추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입니다.

아울러 정부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역세권 등 일부 지역에 대해 현재 최대 3종인 일반주거지역을 준주거지역 등으로 상향해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높일 수 있도록 하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입니다.

이때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100%)을 공공이 환수해 주로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게 시세의 반값에 분양하는 '역세권 첫 집'으로 공급하게 됩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