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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터리 교체 서비스 'EVOGO'의 교환소 모습. [사진 출처 = CATL] |
22일 업계에 따르면 CATL은 최근 중국 남동부 푸젠성 샤먼시에서 배터리 교체 서비스 'EVOGO'를 시작했다. 샤먼시 내 4개 지구에 설치한 배터리 교환소가 가동을 시작했고, 운영은 CATL이 전액 출자한 자회사 CAES가 맡았다.
EVOGO 교환소는 자동차 3대가 주차할 만한 공간에 들어서 있는데 언뜻 보면 작은 세차기와 비슷하다. 교환소 창고에는 초코바 모양의 기다란 배터리(Choco-SEB)가 최대 48개 보관돼 있다.
이용 방식은 단순한데 전기차 운전자가 스마트폰 앱으로 교체할 배터리 수를 정하고, 교환소 내부로 진입하면 바닥에서 기계가 올라와 기존 배터리를 빼내고 충전된 배터리를 삽입한다.
Choco-SEB의 에너지밀도는 킬로그램(kg)당 160와트시(Wh)로 한 개만으로 200㎞ 주행이 가능하다. CATL의 설계 최적화 기술인 셀투팩(CTP) 기술이 적용돼 크기가 전기차에 탑재되는 일반 배터리의 3분의 1 수준이다.
현재 플랫폼 설계상 Choco-SEB를 최대 3개까지 장착할 수 있는데 한 번 교체하면 최대 6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셈이다. 교체 시간은 배터리 1개당 1분으로, 급속충전기의 완충 시간(15~30분) 대비 훨씬 빠르다. 배터리 임대료는 개당 399위안(약 7만6000원)이다.
CATL은 EVOGO를 통해 배터리 교체 서비스를 통해 주행 거리 불안, 충전의 불편함, 높은 배터리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운전자가 주행 거리에 맞춰 배터리 수를 정할 수 있고, 전기차 구매 시 전체 비용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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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CATL] |
한국에서는 지난 2013년 르노삼성자동차가 전기차 배터리 교환 서비스를 추진했었다. 그런데 비용 문제로 교환소를 1곳만 설치했고, 교환소까지 가는 시간이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간 못지않게 길어지자 이용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이런 이유로 현재 국내에서는 배달용 전기오토바이를 중심으로 배터리 교환 서비스 시장이 형성돼 있다.
하지만 배터리 기술력과 노하우를 고려하면 CATL이 배터리 교환 서비스 사업을 성공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배터리와 차량을 분리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양의 배터리는 물론 배터리 자체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배터리 교체 시장의 문턱이 높다"라면서도 "CATL은 중국, 글로벌 OEM과의 오랜 협력 경험을 통해 다양한 크기와 브랜드의 차량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터리 서비스를 제공해 표준화를 달성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회사"라고 평가했다.
또 "CATL의 배터리 교환소는 공유 인프라로써 토지, 전기 등과 같은 사회적 자원의 반복적인 투자를 방지하고 전기차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라며 "이러한 이점은 EVOGO의 사회적, 경제적 가치를 입증하고 배터리 교체 사업이 직면한 곤경을 해결하
한편 CATL은 올해 말까지 샤먼시 내 교환소를 30개까지 늘려 이용자의 위치에 상관없이 반경 3km 내에 최소 1개의 교환소가 있도록 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중국의 주요 도시 10곳에도 교환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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