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20일간 무역수지가 52억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자동차부품 등 수출 호조에도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수입이 더 많이 늘어난 탓이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세청은 이달 1~20일 무역수지가 51억99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고 21일 밝혔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362억8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9% 증가한 반면,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5% 늘어난 414억8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러한 수입액 증가는 연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격히 치솟은 국제 에너지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수입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석탄(150.1%), 가스(88.7%), 원유(82.6%), 석유제품(46.4%) 등이 크게 증가했다. 무선통신기기(-31.4%), 반도체제조장비(-16.0%), 승용차(-8.5%) 등은 감소했다. 수출은 석유제품(82.0%), 가전제품(58.5%), 컴퓨터주변기기(34.1%), 철강제품(26.6%), 반도체(22.9%) 등이 전년 동기보다 늘었다. 하지만 선박(-33.7%), 무선통신기기(-10.7%) 등은 줄었다.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에 무역수지 악화는 물론이고 물가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6.46(2015년 100기준)로 전월 대비 1.3% 상승했다. 이는 2017년 1월(1.5%) 이후 5년 2개월 만의 최고치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11월까지 13개월 연속 오른 뒤 12월에는 변동 없다가 올 1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것으로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생산자물가는 통상 1개월가량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준다. 손진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국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공산품이 큰 폭 오르는 등 전체 생산자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전월 대비 부문별 물가지수 등락률을 보면 지수 산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산품은 2.3% 상승했다. 그 중 석탄·석유제품(15.6%)은 2020년 6월(21.3%) 이후 1년 9개월, 화학제품(2.8%)은 2021년
[송광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