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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 [사진 제공 = 연합뉴스] |
이 총재는 이날 오후 유튜브 생중계로 열린 취임식에서 "한은도 통화·금융 정책을 넘어 당면한 문제를 연구해 우리 경제의 올바른 방향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며 전문성과 외부와의 소통, 디지털·친환경 경제 전환 등 변화에 대한 대응을 세 가지 울타리에 비유하고 뛰어 넘을 것을 주문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가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지게 된다면 이로부터 헤어나오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닐 것"이라며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할 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통화정책만으로는 안되며, 재정정책과 구조개혁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도 피력했다.
이와 함께 이 총재는 "한은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기본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면서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수립에 기여하고 민간부문의 의사결정에도 도움을 주는 '인텔렉츄어 리더(intellectual leader)'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에 당면한 과제를 언급하며 "단기적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미 연준의 예상보다 빠른 통화정책 정상화,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중국의 경기둔화 가능성 등이 통화정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한층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 회복세가 기존 전망보다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과 물가 간 상충관계(trade-off)가 통화정책 운용을 더욱 제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가계와 정부의 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부채의 지속적인 확대가 자칫 거품 붕괴로 이어질 경우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는 점을 우리는 과거 경험으로부터 알고 있다"며 "거시경제 안정을 추구하는 한은으로서 부채 문제 연착륙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모두 원팀(one team)이 되자"며 "훗날 지금을 되돌아보며 한은이 한국경제를 전환점에서 올바른 길로 이끌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하며 끝맺었다.
한편, 이날 한은 노동조합은 '이창용 신임 총재에게 큰 기대를 건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이창용 신임 총재의 인사청문회를 통해 참담함 속에서 작은 희망을 봤다"며 "한국경제의 변곡점에서 구조선 역할을 해야 할 중앙은행이 내부적으로는 침몰 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난파선을 정상화하는 구원투수로서 한은의 위상과 직원들의
이어 "지나간 8년의 세월을 되돌릴 수 없겠으나 다가오는 한국경제의 미래를 준비하고 한은 조직과 직원들의 경쟁력 및 역량을 강화하는데 신임 총재가 큰 기여를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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