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선두주자' 넷플릭스, 주가 35% 폭락하고 시총 67조 원 날아갔다

11년 만의 가입자 수 하락으로 주가 폭락
월가 투자은행 등 업체들은 투자 의견 '강등'

동영상 스트리밍 업계의 선두주자 넷플릭스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 수 하락을 기록하면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35.1% 폭락하고, 하루 만에 시가총액 540억 달러, 약 66조6천900억 원이 증발했습니다.

↑ 넷플릭스 할리우드 오피스 건물. / 사진 = 연합뉴스

넷플릭스는 전날 장중 최대 39%까지 추락하다 낙폭을 약간 만회하며 주당 226.19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는 지난 2004년 10월 이후 약 18년 만의 하루 최대폭 하락입니다.

이날 종가는 올해 들어 62.5% 급락하며 52주 신저가 기록도 세웠습니다.

넷플릭스는 전날 1분기 유료 회원이 작년 4분기 대비 20만 명 줄어든 2억2천160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가입자 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입니다.

이에 대해 미국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월가 투자은행 등 최소 9개 업체가 이날 투자 의견을 잇달아 강등했다고 전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전날 유료 회원 계정을 공유해 무료로 시청하는 가구가 1억 가구에 달한다며 이를 단속해 가입자를 늘리고 광고 기반의 새로운 저가 서비스 출시도 고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넷플릭스는 이미 함께하는 가족이 아닌 이들과의 계정 공유에 대한 추가 요금 부과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발표에도 불고하고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넷플릭스의 장기적 성장성을 우려하며 투자 의견을 조정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공유 계정 단속과 광고 기반 모델에 장점이 있지만, 이 조치가 2024년까지는 회사에 주목할만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했습니다.

피보털리서치는 "1분기 가입자 감소는 충격적"이라며 매수에서 매도로 강등했고, 웰스파고는 "부정적인 가입자 추이는 넷플릭스에 치명적"이라며 투자 의견을 '동일 비중'으로 낮췄습니다.

넷플릭스의 성장에 한계가 왔고, 인플레이션 등 거시적 경제 환경 때문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색소은행 투자전략본부장 피터 개니는 물가 상승에 따른 넷플릭스 구독 취소 등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넷플릭스의 폭락은 다른 스트리밍 업체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날 디즈니는 5.6%, 로쿠는 6.2%, 파라마운트는 8.6%,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는 6.0% 하락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