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제2사옥 1784 조감도 |
IT(정보기술)·증권업계에선 엔데믹 가능성이 커지면서 코로나 최대 수혜자인 넷플릭스의 성장세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것처럼, 커머스와 콘텐츠 등 비대면 서비스 성격이 강한 네이버 신사업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8452억원, 영업이익 301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로는 23.0%, 4.4% 증가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4.3%, 14.1% 감소했다. 이번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예상 평균치) 1조8789억원, 영업이익 3441억원을 밑돌았다.
비대면 특수를 누렸던 모든 사업 분야의 매출이 전분기 보다 줄었다. 커머스 분야는 그동안 콘텐츠로 분류했던 '크림'과 '어뮤즈' 매출을 커머스에 포함한 효과를 제외하면 0.2% 감소했다. 증권가에선 코로나로 급성장했던 매출 성장률이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고 분석한다.
네이버의 실적 부진은 비용 증가도 원인이다.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 네이버는 개발자 구인난이 촉발한 테크업계의 연봉 인상 행렬에 동참하며 올해 연봉 재원 10% 확대를 결정했다. 또 전 직원에 개인업무지원금(월 15만원), 동호회 활동 지원금(월 3만원)도 지급하기로 했다. 그 결과 인건비·복리후생비를 포함한 개발·운영비는 1년 전보다 19.8% 증가했다. 네이버웹툰의 슈퍼캐스팅 등 해외 사업을 확대하면서 마케팅 비용도 불어났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는 인건비와 마케팅비 등 비용 효율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엔데믹 시대 성장 전략은 해외 공략이다. 커머스와 웹툰 등 국내에서 검증된 성공 방정식을 해외에서 재현해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일본에선 국내 스마트스토어처럼 검색·쇼핑·결제로 이어지는 사업 구조를 구축한다. 연내 네이버와 야후재팬이 공동 개발 중인 쇼핑 검색을 출시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일본판 스마트스토어를 메신저 라인에 연결했다. 현재 야후재팬 영업조직이 판매자를 모집하고 있다.
최 대표는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 모델에 자신감을 보였다. 물류 인프라에 대한 직접 투자보다 소비자와 소상공인 확보에 집중하고, 네이버 멤버십 포인트로 쇼핑과 콘텐츠 등 네이버 생태계에서 재소비를 유도하면서 서비스 충성도도 강화하는 등 일련의 전략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유효하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커머스 사업 이익을 궁극적으로 검색 사업 수준으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 중인 웹툰은 영상화 작업에 집중한다. 네이버는 1000억원 규모 웹툰 제작 기금을 적극 활용해 넷플릭스 등 해외 OTT처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네이버가 인수한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와 함께 수십개의 대형 영상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웹툰은 글로벌 월간 활성 이용자가 1억8000만명에 달하고, 미국에서만 1500만명을 확보했다.
특히 한국 웹툰 사업은 작년 영업이익률이 20%를 기록해 수익 창출 잠재력이 높다는게 네이버의 판단이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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