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돈이면 '벤츠' 사지"…'반쪽 전기차' 깔봤는데, '반전매력' GV70 EV [카슐랭]

↑ `반쪽짜리 전기차` 선입견을 깨뜨린 GV70 EV [사진 출처 = 제네시스]

"반쪽짜리 전기차인데 너무 비싼 거 아냐. 그 돈이면 벤츠 사겠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EV)를 타기 전에 기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무시했다.
이유가 있다. 현대차그룹 전용 플랫폼 E-GMP를 채택한 걸출한 전기차인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에 반했던 기억 때문이다.
E-GMP를 채택하지 않은 GV70 EV는 기존 GV70을 바탕으로 급하게 내놓은 '반쪽짜리 전기차'라는 선입견이 작용했다.
GV70이 "수입차 왜 사니"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준수한 성능을 갖춘 것도 GV70 EV에 대한 기대감에는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가격도 GV70보다 비쌌다. 기본 모델 가격(세제해택 후 개별소비세 3.5% 적용)은 GV70이 4904만원이다. GV70 EV는 7332만원부터 시작된다.
옵션에 욕심을 내면 8000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벤츠 GLC(6960만~8090만원), 테슬라 모델Y (8649만~9239만원)와 비슷한 가격대다. 전기차 보조금은 50%를 적용받는다.

E-GMP 전용 전기차 장점 결합

↑ GV70 EV [사진 출처 = 제네시스]

GV70 EV를 타본 뒤 선입견은 무참히 깨졌다. 기존 GV70 가솔린 모델의 장점에 현대차그룹이 E-GMP를 통해 확보한 장점을 잘 버무렸기 때문이다.
전장x전폭x전고는 4715x1910x1630mm다. 기존 GV70과 같다. 현대차 싼타페(4785x1900x1685mm)와 현대차 투싼(4630x1865x1665mm) 사이에 해당하는 크기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도 기존 GV70과 마찬가지로 2875mm다.
크기가 같듯 겉모습도 기존 GV70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앞모습에서는 전기차답게 라디에이터 그릴을 막아둔 게 차이날 뿐이다.
전면부 그릴은 전기차 전용 지 매트릭스 패턴을 적용했다. 그릴 위에 있는 충전구는 깔끔하게 마감됐다.
뒷모습은 오히려 더 말끔해졌다. 넓고 간결한 수평 형태 범퍼를 배치했다. 머플러 팁도 사라졌다.
다만, 이 정도 차이라면 굳이 비싼 돈을 들여 GV70을 살 이유가 줄어든다. 비싼 값어치는 실내 구성과 사양을 통해 모습을 나타낸다.

GV70보다 깔끔한 매력 발산

↑ GV70 EV 실내 [사진 출처 = 제네시스]

실내 디자인은 겉모습처럼 기존 GV70과 사실상 같다. 디테일에서는 차이가 나기 시작한다. 전동화 모델 전용 GUI(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12.3인치 클러스터는 하이테크한 이미지다.
기존 내연기관 모델을 베이스로 만든데다 배터리를 차체 하부에 배치, 실내공간이 좁을 것이라는 걱정도 사라졌다. 2열 중간에 솟아오른 센터터널이 낮아졌다. 무릎 앞 공간과 헤드룸이 넉넉해 평균 체형의 성인 2명과 아이 1명이 답답하지 않게 탑승할 수 있다. 성인 3명도 앉을 수 있다.

↑ GV70 EV 실내 [사진 출처 = 제네시스]

차체 바닥 두께도 줄였다. 시트 포지션도 조정했다. 후륜 전동화 시스템 높이도 최소화했다. GV70과 동일한 수준의 2열 공간을 확보했다. 트렁크 용량은 503ℓ, 프렁크 용량은 22ℓ다.
실내는 친환경 소재를 적용, 전기차의 목적인 지속가능성을 구현했다. 재활용 패트(PET)를 활용한 원단을 천장에 적용했다. 울 원단을 함유한 천연가죽 시트를 통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도 강조했다.

극찬받은 'V2L' 기능도 채택

↑ GV70 EV 충전 [사진 출처 = 제네시스]

아이오닉5와 기아 EV6에서 극찬받은 V2L(Vehicle to Load) 기능도 갖췄다. 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220V)를 공급해주는 시스템이다.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소비전력보다 높은 최대 3.6kW를 제공, 전자기기를 제약없이 사용할 수 있다.
77.4kWh 배터리를 탑재, 1회 충전으로 400km를 주행할 수 있다.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시스템도 탑재했다.
350kW급 초급속 충전 땐 18분만에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복합전력 소비효율(19인치 기준)은 4.5km/kWh다.
안전성도 향상시켰다. 경량 소재를 적용하고 부품 개수를 줄인데다 차체 강성을 기존 GV70 대비 24% 높였다. 측면 충돌 때 운전석과 동승석 탑승자가 서로 충돌하지 않게 막아주는 좌석 센터 사이드 에어백도 기본 장착했다.

↑ GV70 EV [사진 출처 = 제네시스]

안전 및 편의사양도 대거 탑재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ISLA), 운전자 주의 경고(DAW),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2),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PCA-R) 등을 적용해 안전성을 향상시켰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디지털 키, 헤드업 디스플레이,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운전석·동승석 에르고 모션 시트 등을 통해 탑승객의 편의를 높였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렉서스 뺨쳐

↑ GV70 EV e-터레인 [사진 출처 = 제네시스]

시승차는 AWD(4륜구동) 모델이다. 전륜에 모터와 구동축을 주행상황에 따라 분리하거나 연결할 수 있는 디스커넥터 구동 시스템(DAS)을 적용, 2WD와 AWD 구동 방식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 동력손실을 줄여주면서 주행 효율성을 높여준다..
최고출력 160kW, 최대토크 350Nm의 힘을 발휘하는 모터를 전륜과 후륜에 각각 적용했다. 합산 최고 출력은 320kW, 합산 최대 토크는 700Nm에 달한다.
GV60에서 가져온 부스트 모드를 사용하면 최고출력은 360kW로 강해진다. 제로백(시속 0→100km 도달시간)은 4.2초에 불과하다. 모랫길, 진흙길, 눈길 등에 강한 e-터레인 모드도 채택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GV70 스포츠 패키지에서 가져온 스티어링휠이 '고성능' 성향을 알려준다.

↑ GV70 EV 주행 [사진 출처 = 제네시스]

컴포트 모드에서는 '정숙성의 대명사' 렉서스가 만든 차량에 버금가게 정숙하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한번에 훅 치고 나가는 전기차가 아니라 반템포 쉬면서 힘을 내뱉는 가솔린 차량 같은 주행 질감을 발산한다.
아이페달(i-Pedal) 모드를 사용하면 가속 페달만으로 가속, 감속은 물론 정차까지 할 수 있다.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 과속방지턱 구간에서도 승차감이 우수하다.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해 노면정보를 미리 파악한 뒤 감쇠력을 제어하는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채택한 효과다.

스포츠 모드에선 포르쉐로 돌변

↑ GV70 EV 주행 [사진 출처 = 제네시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렉서스 세단이 포르쉐 스포츠카로 돌변한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숨겨놨던 힘을 한 번에 발산하듯 질주한다.
고속으로 지그재그 구간을 달릴 때도 차체 안정성이 우수하다. 코너 구간을 날카롭게 파고들지만 불안하지 않다.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에 나오는 부스터처럼 스티어링휠에 장착된 부스트 버튼을 누르고 페달을 밟으면 갑자기 툭 튀어나간다. 항공모함에서 전투기가 이륙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갑툭튀'에 흔들리는 몸을 잡기 위해 에르고 모션 시트도 몸을 조여준다.

↑ GV70 EV 주행 [사진 출처 = 제네시스]

저·중속은 물론 고속에서도 승차감이 뛰어나다. 차량 선회 때 제동력과 모터의 구동력을 이용, 각 바퀴에 토크를 최적 분배하는 다이나믹 토크 벡터링(eDTVC)을 채택해서다.
정숙성에는 능동형 소음제어 기술인 ANC-R(Active Noise Control-Road)이 한몫했다. 4개의 센서와 8개의 마이크를 통해 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