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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뉴욕에서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주 '2022 뉴욕오토쇼' 참석차 뉴욕을 방문해 현지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당시 정 회장은 미국 전기차 공장 신설과 관련해 "연내 투자를 결정하겠다, 액션 플랜을 짜고 있다"라며 공장 건설이 가까워졌음을 암시했다.
현대차의 투자가 근시일 안에 이뤄진다면 늦어도 내년 초에 공장 건설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 보통 착공부터 실제 생산까지 2~3년이 소요되는데 2025년에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이 발효되기 때문이다.
USMCA는 완성차 부품의 75% 이상을 미국 현지에서 조달해야 무관세 혜택을 부여하는 규정을 골자로 한다. 이 때문에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은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이고, 이에 맞춰 생산 일정을 세우고 있다.
현대차 역시 지난해 5월 전기차 미국 현지 생산을 위한 설비 확충 등에 74억달러(약 9조13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하면서 시점을 '2025년까지'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 현대차의 배터리 공급을 담당할 기업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배터리 생산라인을 새로 구축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만큼 내년 안에 배터리 공급 계약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북미에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와 중국 CATL 등 주요 배터리 기업의 생산 공장이 가동 혹은 건설 중이고, 건설 계획 단계인 것도 있다.
시간 면에서는 단독 공장을 가진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유리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 홀랜드시에 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공장을 가동 중이고, SK온가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9.8GWh 규모의 공장은 올해 가동이 예정돼 있다. 기존 시설에 생산라인을 추가하면 즉각 현대차가 원하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어 보다 발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
기존 배터리 파트너사인 SK온, CATL과의 협력을 북미에서 이어나갈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9년 SK온(당시 SK이노베이션)은 아이오닉5를 비롯해 현대차 전용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 1차 물량 단독 공급사로 선정됐고, 3차 물량은 CATL과 공동 공급사로 선정됐다.
CATL은 2, 3차 물량에 잇달아 공동 공급사로 선정됐는다. 특히 3차에서 2개 차종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물량 면에서 SK온(1개 차종)을 앞선다. 다만 CATL은 북미에 생산 공장이 없고, 현재 임원을 파견해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삼성SDI 역시 북미 내 생산 공장이 없고,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삼성과 현대차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양사의 배터리 협력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20년 5월에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삼성SDI 천안 사업
최윤호 삼성SDI 사장 역시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북미 내 단독 공장 건설을 예고했다. 최 사장은 "스텔란티스와 합작 법인을 준비하면서 현지 생산 능력 확대의 필요성을 느꼈다"라면서 "자체적인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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