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찰 대부분 산에 위치해...제철 재료 공수와 보관 가능해
- 2009년 韓 사찰 음식 대향연, 16가지 밥과 죽 선보이며 사찰 음식 시작해
- 2021년 한·벨기에 수교 120주년, 사찰 음식을 향한 호평 쏟아져
방송보기 링크 : https:youtu.be/OkNBPDdVkv4
■ 방송일시 : 2022년 4월 16일 (토요일 / 05:40 ~ 06:20)
■ 진 행 : 박대일 산업부장 / 박진아 아나운서
■ 출연자 : 우관 스님 봉은 사찰음식문화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대일: 향긋한 봄나물로 만든 비빔밥 들어보셨나요? 대표적인 한식이자 사찰 음식으로 손꼽히는 비빔밥. 사찰 음식이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웰빙 푸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박진아: 네. 그래서 오늘은요. 사찰 음식의 대가라고 할 수 있죠. 봉은 사찰음식문화연구소의 우관 스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우관 스님: 안녕하세요.
◇ 박대일: 네. 사찰 음식이라고 하면 그냥 절밥이 아니라 그 안에는 또 다른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지 않겠습니까? 사찰 음식이 뭔지 간단한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 우관 스님: 사찰 음식 그냥 아주 간단한 이야기죠. 절밥이에요. 절밥이라는 것은 사찰에는 누가 거주해요? 스님들이죠. 그러니까 사찰에 거주하고 있는 비구, 비구니. 그리고 사찰을 방문하는 일반 신도들, 재가자들. 그 사람들이 함께 먹는 음식. 그런데 그것이 어떻게 이제 만들어지느냐. 일반 재가 불자들이 모든 공양물을 부처님께 올리잖아요. 그 공양물을 내려서 함께 만들고 또 함께 먹는 그것을 절밥, 곧 사찰 음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박진아: 사찰 음식은 5가지 재료,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렇게 자극적인 재료들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들은 뭔가요?
◆ 우관 스님: 일반적으로 스님들이 어떤 중노동을 하는 그런 일이 아니고 보통은 명상을 하거나, 기도, 염불을 하거나 이런 정적인 활동을 하다 보니까 몸에서 말하자면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는 게 아니어서 실질적으로 말씀하신 오신채, 파, 마늘, 부추, 달래, 흥거는 그걸 음식을 생으로 그 식재료를 생으로 먹었을 때는 자기 의지나 의도하고 상관없이 자기도 모르게 성내는 마음이 불뚝불뚝 일어나게 도와주고 그걸 익혀서 먹었을 때는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말하자면 음란한 마음을 도와주기 때문에 수행자에게는 적절하지 않은, 말하자면 알맞지 않은 식재료가 되기 때문에 금하고 있어요. 그런데 일반인들은 많은 활동도 해야 되고 또 지금 공해도 심하고 이렇기 때문에 꼭 필요한 식재료이기도 하고 그런데 절집에서도 오신채를 몸에 병이 들었을 때는 먹어도 된다고 부처님께서 허락을 하셨습니다.
◇ 박대일: 특히나 사찰 음식 같은 경우에는 주로 제철 재료를 사용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건 어떻게 시기에 맞춰 공수해 오시나요?
◆ 우관 스님: 사실 제철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한국의 지형상 모든 사찰이 거의 산에 있다고 봐야 되죠. 그렇기 때문에 자연과 더불어서 생활하다 보니까 눈만 돌리면 전부 다 먹을 수 있는 식재료에요. 그러다 보니까 자연적으로 우리가 채취하게 되고 또 부족한 것은 지금은 너무 많이 시장이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구하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 저희가 봄, 여름, 가을에 나는 식재료를 직접 채취해서 그걸 저장하는 방법에 있어서 말린다거나 부각을 만든다거나 그리고 김치, 장아찌 등을 만들어서 신선한 재료를 구하기 힘든 겨울에 먹기도 하고 사시사철을 실질적으로 제철에 나는 식재료를 부각 그다음에 장아찌를 말리고 그렇게 준비해서 저희가 사찰 음식을 섭취하고 있죠.
◇ 박대일: 불교계 안에서도 여러 가지 일을 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런데 스님께서는 굳이 이런 사찰 음식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 우관 스님: 사찰 음식에 특별히 관심을 갖는다는 것보다 삶이 음식을 빼놓고 말하자면 의식주에서 음식을 빼놓고 우리가 살아갈 수 없잖아요. 그리고 또한 수행자에게 있어서 건강한 몸을 유지하지 못하면 수행을 할 수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일상에서 먹는 문화가 굉장히 중요하게 다가오죠, 저희들에게. 그리고 하루 속에서도 한 끼를 챙겨서 먹는다는 것은 그냥 단순한 먹는 것, 그냥 그런 하나의 노동이 아니고 이 모든 식재료를 구하고 조리하고 먹고 이건 일상 자체가 저희들에게는 수행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그냥 음식을 탐하고 음식을 구하고 그런 차원이 아니고 그냥 이렇게 하루 한 끼 속에서 챙기는 이것 자체가 모두 수행이기 때문에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는 현실이죠.
◇ 박진아: 제가 알기로는 2009년에 대한민국 사찰 음식 대향연에서 사찰 음식을 선보이셔서 화제가 됐었는데요. 특히 밥과 죽을 선보이셔서 화제가 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건 흔한 메뉴인데 이 음식들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 우관 스님: 우리의 주식은 밥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 너무 흔한 그런 주식이다 보니까 소홀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사찰 음식 대향연에서 전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한국인의 주식에 있어서 쌀을 빼놓을 수도 없고 그 쌀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요리를 한번 사람들에게 선보임으로 인해서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사계절에 나는 식재료를 활용해서 16가지의 밥과 죽을 선보였어요. 말하자면 봄이면 민들레, 질경이를 가지고 밥을 만들고 여름이면 상추, 잎채소를 가지고 가을에는 열매나 뿌리를 가지고 준비했는데 그렇게 해서 제철 재료 16가지를 밥과 죽으로 선을 보였어요. 그러다 보니까 사람들이 보통 전시 같은 거 하면 뭔가 특별한 걸 생각하고 왔다가 늘 자기들이 먹고 보는 밥과 죽이 있으니까 처음에는 뭔가 싶었지만, 굉장히 호평을 했어요. 말하자면 ‘늘 우리가 먹는 밥이고 죽인데 너무 색다르고 이런 것들을 가지고 밥을 먹을 수 있고 죽을 만들 수 있구나’라는 이제 그런 하나의 새로운 것을 시사하게 된 거죠. 그래서 그 전시가 굉장히 호평받았던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 박대일: 수많은 음식 재료, 그리고 수많은 조리법을 고민하시면서 이 음식에 대해서 철학이 생기셨어요, 그렇죠? 그러면 스님께서 생각하시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 우관 스님: 특별한 철학이라기보다는 삶을 놓고 우리가 의식주를 벗어나서 살 수 없듯이 저희 스님들에게 특히, 출가 수행자에게 있어서 음식은 그냥 단순한 먹는 행위가 아니고 모든 것이 수행의 연장선이죠. 그러다 보니까 한 끼를 소홀히 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실질적으로 식재료를 채취하고 그걸 조리하고 이런 과정들 자체가 우리가 불교에서는 행주좌와어묵동정이라고 해서 실제로 움직이고 앉고 눕고 이렇게 하는 모든 것들, 말하고 침묵하고 이런 모든 것들을 수행이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저희가 음식을 채취하고 조리하는 이 과정들 자체가 그냥 노동이 아닌 수행이 되는 연장선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해요. “스님, 사찰 음식 만들기 고단하시죠?”라고 하는데 고단함이 삶이죠. 또 그것이 수행이고 그런 마음가짐, 각오로 음식을 대하고 음식을 만들고 그렇게 함께 나누고 있죠.
◇ 박대일: 요즘 한국 문화가 세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K-컬처 열풍이 분 지 벌써 몇 년이 됐는데 벨기에에서 사찰 음식 관련 행사가 열렸다고요. 현지 반응은 어땠습니까?
◆ 우관 스님: 그 행사는 2021년 한국과 벨기에가 수교 120주년을 맞았어요. 수교 120주년이라는 건 사실 저희가 사람이 살아가는데 1세기를 살기가 힘든데 수교 자체가 120주년이다 보니까 행사가 크게 열렸어요. 벨기에 14세기 건물인 시청 앞에서 오피니언 리더, 음식으로서 유명한 블로거들 그리고 기자단, 유럽연합, 나토 등 브뤼셀 소재 국제기관들, 그리고 각 나라의 대사관들 500여 명을 초청해서 170년의 불교 역사가 가지고 있는 지혜의 집약체죠. 사찰 음식을 전시하고 소개하고 맛보는 행사를 가지게 됐어요. 그런데 많은 각 나라의 대표들이 ‘원더풀, 뷰티풀’이라고 표현할 만큼 말하자면 엄청난 행사가 돼서 저희는 굉장히 보람 있고, 뜻깊은 행사였습니다.
◇ 박대일: 사찰 음식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가 단순히 “웰빙 푸드다.” 이것만은 아닐 것 같아요. 그분들이 우리 사찰 음식에 대해서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는 뭐가 있을까요?
◆ 우관 스님: 그렇죠. 유럽이나 아메리카에서는 굉장히 육식 문화를 즐기고 우리하고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육식을 즐겨하다 보니까 몸에 이상 신호들이 생겨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성인병, 고혈압, 당뇨는 말할 것도 없고 암부터 해서 희귀병, 이렇게 몸의 병이 팽배해지는 현상이 일어난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건강한 삶을 찾다 보니까 채식을 찾게 되고, 비건(채식주의자)이 돼요. 이렇게 조금 식문화가 변화되는 유럽이나 아메리카에서 그런 현상이 일어나게 되죠. 그러다 보니까 그들이 사찰 음식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고요. 그런데 사찰 음식은 단순히 채식이 아닌 여기에는 불교적인 철학과 사상이 깃들어 있는 지혜의 음식이에요. 말하자면 우리가 몸에서 필요한 내가 몸에서 알맞은, 그걸 취하라고 가르쳐주는, 아주 화려한 게 아니고 소박한 내 몸에 필요한 만큼 들이는 그런 음식이기 때문에 그들이 그러한 철학과 사상을 보고 사찰 음식을 더 관심을 갖게 된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 박진아: 사찰 대가로 손꼽히는 분으로서 앞으로의 꿈이나 계획이 있으시다면요?
◆ 우관 스님: 꿈이라고 하면 굉장히 많은데 저는 출가해서 이렇게 스님으로 살면서 20대, 30대, 40대까지 시간이 흐르면서 저는 이제 50대, 60대를 바라보고 있는데 늘 우리가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꿔왔어요. 그러다 보니까 함께 수행 공동체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데 수행 공동체라는 것이 함께할 수 있는 사상과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사찰 음식을 통해서 우리 몸을 돌보고 불교의 사상과 철학 그런 명상을 통해서 우리가 정신을 돌볼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해서 함께 사상을 초월한, 말하자면 종교를 초월한 모든 사람이 이러한 뜻이 있다면 함께 더불어서 아름다운 인연들이 모여서 살 수 있는 수행 공동체를 꿈꾸고 있습니다. 이것이 먼 훗날이 될 수도 있고 또 내일이 될 수도 있고 1년 후가 될 수도 있지만 그 꿈을 향해서 제가 20대부터 달려왔어요. 그래서 저는 꼭 이루어지리라고 생각합니다.
◇ 박진아: 마지막으로 사찰 음식에 관심이 있거나 또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 우관 스님: 어떤 일이 됐든 관심을 가지고 꿈을 갖는다는 것은 일단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사찰 음식은 특히 밖에서 먹었던 음식들하고는 어떻게 보면 반대적이에요. 그러니까 양념을 더하는 것이 아닌 양념을 빼는 음식이고 식재료가 밖에서는 모든 걸 다 먹게 되잖아요. 그런데 여기에서는 조금 가려지는 음식입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사찰 음식에 관심을 갖는 분들은 그동안 살았던 삶을 조금 내려놓길 바랍니다. 사찰 음식이 새로운 삶을 만나는 기준이 되고 어떻게 보면 삶이 달라지는 방향성을 제시한다고 보는데요. 그래서 저는 사찰 음식에 조금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자 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런 열정과 의지를 가지고 배우기 시작하면 몸과 삶이 바뀌는 좋은 계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실질적으로 배우고자 한다면 여기저기서 배울 곳이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사찰 음식이 여러분들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박대일: 소박하지만 조화로우며 정갈한 사찰 음식. 무엇보다 식재료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과 정성이 담겨 있어서 국내외에서 주목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 박진아: 네. 사찰 음식이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기를 바라면서 앞으로도 우관 스님께서 지금처럼 선봉장 역할을 잘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토요포커스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