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으로 '체감실업자'의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우울감이 높아지는 등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11일부터 20일까지 국내 만 18세 이상 남녀 체감실업자 717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실직의 경험과 건강 영향'을 조사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체감실업자는 공식적 기준에 따른 실업자 외에도 시간제 근로를 하면서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경우, 혹은 경제활동은 하지 않지만 취업 의지가 있는 경우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번 조사에서 48.5%는 구직활동을 했으나 취업이 어렵거나, 구직활동을 하지는 않았으나 취업을 원하는 '잠재실업자'였다. 26.1%는 '실업자'였고, 25.4%는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주당 36시간 미만 시간제 근로자인 '부분 실업자'였다.
체감실업자의 82.9%는 '구직이 어렵다'고 응답했고, 절반에 가까운 49.8%는 일자리 전망에 대해 '나빠질 것'이라고 했다. 또 실직을 경험한 572명에 직장을 잃은 이유와 코로나19 상황과의 연관성을 묻자 28.4%는 직간접적 관련이 있다고 답했다.
체감실업자의 코로나19 전후 삶의 만족도는 크게 떨어졌는데, 2020년 1월 20일 이전에는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23.1%였으나 현재는 63.3%로 40.2%포인트 증가했다.
이들의 40.7%는 우울증 수준이었다. 이는 지난 2월 경기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서 우울증 수준이었던 비율 25.1%보다 15.6%포인트 높다. 게다가 지난 1년 동안 심각하게 '극단적 선택'을 생각했다는 비율이 30.%에 달했다. 극단적 선택을 실제로 계획했다는 답변은 11.6%, 시도했다는 응답은 6.3%였다.
또 극단적 선택을 생각했다는 응답자의 37.1%는 계획까지 세웠고, 계획자의 48.2%는 시도를 한 것으로 보고됐다. 극단적 선택에 대한 생각은 여성, 30대, 월평균 가구소득 300만원 미만 저소득
연구팀은 "체감실업자의 정신건강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체감실업자의 고용 촉진과 더불어 정신건강의 회복을 도울 실질적인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도록 사회적 이해와 공감대가 높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