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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이삭버거] |
15일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이삭은 최근 이삭버거 가맹사업을 당분간 보류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까지 겹치면서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한 탓이다. 현재 이삭버거는 신사역점, 용인동백점, 한티점, 서울대입구역점 등 4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이삭버거 측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금년 2월 가맹사업 오픈을 목표로 준비해왔으나 코로나, 전쟁 등 대외적 요인으로 인해 모든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예비 점주들께 가맹점 투자비와 수익모델을 안내 드리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가맹사업 오픈은 당분간 원자재 가격 추이를 더 지켜본 후 개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원자재 가격 인상은 식품 프랜차이즈 업계가 다같이 안고 있는 문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햄버거뿐 아니라 치킨, 피자, 커피 프랜차이즈 전반이 수익성 악화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소비자 저항을 감수하면서까지 가격 줄인상을 단행하고 있음에도 출혈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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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이삭버거] |
이삭버거는 지난해 7월 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당시 이삭 시그니처 버거 단품을 6000원, 세트를 7800원에 내놨다. 클래식 버거 세트는 7800원, 더블치즈버거 세트는 7100원이었다. 노브랜드 버거의 대표 메뉴인 'NBB 시그니처' 세트가 56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저렴한 가격이 아니다. 토스트와 달리 '가성비 전략'을 가져가지 않은 셈이다.
올 2월에는 한 차례 가격 인상까지 단행했다. 이삭 시그니쳐 버거는 현재 단품 6300원, 세트 8300원에 팔리고 있다. 클래식 버거 세트는 7800원에서 8200원으로, 더블치즈버거 세트는 7100원에서 7500원으로 올랐다. 올 2월 새롭게 출시된 골든 시그니쳐 버거의 경우 단품 가격이 7300원, 세트 가격이 9300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삭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가성비 이미지가 강한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삭버거도 저렴할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라며 "생각보다 가격 경쟁력이 크진 않은데, 그렇다고 프리미엄급은 아니라서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외 유명 브랜드 유입으로 국내 햄버거 시장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는 점도 위기 요인이다. 올해 1월 잠실에 오픈한 스타 쉐프 고든 램지의 수제버거 레스토랑 '고든램지버거'가 최고 14만원대 가격에도 핫플레이스로 자리를 잡았으며, 지난달에는 명품 브랜드 구찌가 미슐랭 3스타 쉐프와 손잡고 서울 이태원에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을 열어 5만원대 햄버거를 판매 중이다.
bhc그룹은 미국 서부 유명 햄버거 브랜드 '슈퍼두퍼'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오는 6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 첫 매장을 출점한다. 한화솔루션 갤러리아부문은 미국 3대 버거로 꼽히는 '파이브 가이즈'의 국내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이다. 기존 강자인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 맘스터치 등도 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햄버거 시장 경쟁이 워낙 치열한 상황"이라며 "이삭이라는 브랜드 파워 자체는 강력하지만 토스트가 아닌 버거는 또 다른 시장이다. 지금은 테스트 시기로 보이는데,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향후 어떤 전략을 가져갈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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