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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수입협회 본사에서 만난 김 회장은 "취임식에 EU대사를 포함한 70여명의 주한대사들이 참석해줬는데 그만큼 그 나라 입장에서 한국이 중요한 수출상대국이기 때문"이라며 "국내 수입물량의 87%가 국내 산업에 필수적인 수출용 원자재와 자본재인 만큼 글로벌 공급망 대란을 대비하기 위해 수입협회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김 회장은 주한 타지키스탄 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핵심 소재에 대한 수입처를 발굴하기도 했다. 그는 "타지키스탄에서 생산하는 소재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는데, 그 중 의미있는 희토류가 있었다"며 "이미 거기서 생산되는 희토류가 제 3국을 통해 국내에 수입되고 있었는데 한국과 직접적인 연결망이 없어서 국내 업체와 연결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주한 대사들을 면담할 때마다 소재·원료를 생산하는 생산자와 수출자 리스트를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수입전문경제단체인 수입협회는 8000여개 국내 바이어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어, 세계 각국과 국내 중기를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 회장은 "다른 정부 산하기관들에서도 공급망 다변화에 힘쓰고 있지만 수입협회만큼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접근할 단체는 없다고 본다"며 "전세계를 누비며 교역하는 회원사들과 각국 대사관의 정보를 모으면 공급망 다변화에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음에도 정부 지원이 미미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또 그는 "수입협회 공식행사에는 수십명의 대사들이 참석하는데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실국장도 오지 않는다"며 "한 대사는 내게 '한국정부가 왜 이렇게 협회를 경시(look down)하냐'고 물어봐서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상고 출신 자동차 영업사원으로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 김 회장은 글로벌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에 영어를 배우러 무작정 뉴질랜드로 날아갔다. 국내 원단 무역회사에서 일하다가 서른 다섯살에 시작한 사업이 캐시미어 수입업이다. 처음엔 영국 캐시미어 브랜드를 국내 유통하는데 집중했지만, 이젠 내몽고에서 직접 캐시미어 제품을 생산해 한국인 몸에 맞는 가성비 높은 제품을 팔고 있다. 김 회장은 "한국 소비자의 트랜드와 식견이 전세계를 이끌고 있고, 한국기업들이 글로벌 핵심 상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 수입과 수출 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자원이 없는 국가가 세계 6위 수출국이 되고, 우리 국민이 이렇게 잘
수입협회는 교역대상국의 대(對)한국 수출 파트너로서 인도적 지원사업에도 열심이다. 회원사들은 우크라이나 민간인 피해 구호를 위해 4180만원을 모아 지난 13일 우크라이나 대사에게 전달했다.
[전범주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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