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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오른쪽).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제주 서귀포 지역에 위스키 증류소를 짓고자 준비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올해 초 기업설명회(IR) 자료를 통해 위스키 제조 본격화를 선언한 데 이은 행보다.
현재로서는 서귀포 쪽을 염두에 두고 부지를 알아보고 있다는 게 롯데칠성음료의 설명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서귀포 내에 어디인지까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각종 인허가나 (증류소 설립) 타당성 등에 따라 변동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신세계엘앤비 역시 최근 위스키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엘앤비는 지난달 30일 특허청에 ▲제주위스키 ▲탐라위스키 ▲K위스키 ▲K싱글몰트위스키 ▲K퓨어몰트 위스키 ▲탐라 퓨어몰트 위스키 등 6개 상표를 출원했다.
신세계엘앤비는 직영 중인 주류소매점 '와인앤모어' 통해 국내 와인 수입사 1위로 자리매김했지만, 종합 주류 유통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스페인 양조장과 손잡고 발포주 '레츠'를 출시하기도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신세계엘앤비가 출원한 상표명과 관련, 제주지역을 기반으로 위스키를 생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1년째 가동을 중단 중인 '제주소주' 생산공장을 개조해 위스키 증류소를 구축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신세계엘앤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제주'라는 단어는 여러 상황을 염두하고 단순히 상표권만 등록했을 뿐"이라며 "제주소주의 활용 가능한 기반시설이 있어서 여러 가지 가능성 중 하나일 뿐이다. 부지나 증류소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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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위스키 수입액은 1억7534만달러로 집계됐다. 2020년 1억3246만달러 수준에서 32.4% 늘어난 수준이다. 위스키 수요가 급증해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는 만큼 양사가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두 그룹은 위스키에 앞서 와인 시장에 주력해온 바 있다.
롯데의 경우 롯데마트 일부 지점에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를 구축했고, 신세계는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나파 밸리에 있는 '쉐이퍼 빈야드' 와이너리를 인수했다. 쉐이퍼 빈야드는 나파 밸리를 대표하는 최고급 와인 '힐사이드 셀렉트' 등을 생산한다.
아직은 롯데와 신세계 모두 구체적인 위스키 생산 계획을 마련한 단계는 아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국산 원료를 활용해 위스키를 생산하기보다 영국 스코틀랜드 등지에서 원료 또는 원액을 수입해와 국내에서 병입하는 방식으로 생산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롯데칠성음료는 청주도 만들고, 맥주도 만든다. 국내에서 생산할 수도 있고, 원산지에서 위스키 원재료를 들여올 수도 있고 (제작 계획은) 다양하다"면서도 "아직
신세계엘앤비 측은 "현재는 사업 검토 단계로, 제조 등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다"며 "내부에 위스키 관련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라 여러 전문가 집단과 협의를 통해 향후 사업성과 방향을 검토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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