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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웹젠지회가 지회 설립 1주년인 이달 5일, 판교 PDCC타워 앞에서 첫 단체행동을 진행하며 대표이사와의 직접대화를 요구했다. [사진 출처 = 화섬] |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이하 화섬) IT위원회는 이날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웹젠 대회의실에서 웹젠 노조의 향후 쟁의행위와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논의에는 화섬 IT위원회 소속인 네이버, 카카오, 넥슨, 스마일게이트, 한글과컴퓨터, 포스코ICT 등의 노조도 참여한다. 위원회가 IT 업계의 근로자 처우와 관련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웹젠의 파업 결정이 업계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웹젠의 노사는 작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세 차례에 걸쳐 임금을 교섭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끝내 결렬됐다.
노조 측은 최초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회사는 개별 직원 인사 평가 등급에 따라 인상폭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평균 10% 인상'을 제시했다. 이후 노조 측은 '평균 16% 인상에 일시금 200만원'이라는 타협안을 제시했으나 회사 측이 일시금도 등급에 따라 지급하겠다고 맞서면서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노조 대표인 노영호 화섬 웹젠지회장은 "웹젠은 2020년 2900억원, 2021년에도 2800억원의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이뤄냈었고 대외적으로도 유보금이 많다고 할 정도로 부자 회사"라며 "웹젠 직원들은 1년간 맡은바 업무를 충실히 수행해 그 전년도에 필적하는 성과를 달성했다"라면서 노조의 제안이 합리적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태형 (웹젠) 대표이사는 교섭 자리에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라며 "직접 대화가 안 된다면 어쩔 수 없이 파업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라며 파업을 예고했다.
결국 노조는 이달 7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9일 집계 결과 조합원의 92.8%가 투표를 했고, 이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서 파업안이 최종 가결됐다. 노조는 아직 파업을 진행하지 않았지만, 실제 이행할 경우 게임 업계 최초 파업이자 쟁의행위가 된다. 노조는 여전히 김 대표이사와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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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
노조에 따르면 100만원 단위로 인상된 임직원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평균이 2000만원이라는 건 일부 직원의 임금 인상액이 2000만원을 훨씬 웃돌아 이를 상쇄했다는 뜻이다. 이렇게 평균과 개별 편차를 함께 제시하지 않을 경우 '평균=일괄'로 비춰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배수찬 넥슨지회장은 당시 웹젠 직원들의 반응에 대해 "개별로 호불호가 있는 정도의 반응이 아니라 '애초에 그 임금이 직원들 대상으로 뿌린 것은 맞느냐', '소수의 임원들이 다 가져간 것은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정도였다"라며 "얼마 뒤 노조를 만들겠다고 사람이 찾아왔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평균 2000만원의 함정 이후 많은 인원이 퇴사했다"라고 덧붙였다.
IT업계 임금을 살펴보면 이런 임금 격차가 예삿일은 아니다.
커리어 플랫폼 '프로그래머스'가 작년 말 개발자 5362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개발자의 49.8%의 연봉이 4000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개발자는 1.3%에 그쳤다.
온라인 설문조사 업체 오픈서베이가 작년 말 발표한 '개발자 트렌드 리포트 2021'에서도 개발자의 평균 연봉 추정치는 5700만 원 수
한편 대표 IT업계인 네이버는 작년 평균 연봉이 1억2900만원으로 카카오보다 적었지만, 임원 평균 연봉은 되려 카카오를 크게 앞질렀다. 이에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내부망을 통해 이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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