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포르쉐 트리윙 S-91x 스타파이터, 917/20 핑크피그, 908/03 스파이더. 사진 위부터 시계방향[사진출처=포르쉐, 차량 촬영=최기성] |
믿거나 말거나 포르쉐에 항상 따라붙는 '음모론'(?)이다. 포르쉐 신차는 출시 당시로는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첨단 기술로 만들어졌고 기계적 완성도도 높았기 때문이다.
외계인 기술을 입증하듯이 포르쉐는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스포츠카 전설'을 쏟아냈다.
"시간이 흐르면 폐차장으로 가는 다른 차들과 달리 포르쉐 차량은 박물관으로 간다"는 평가도 나왔다.
![]() |
↑ 트리윙 S-91x 스타파이터 [사진출처=포르쉐] |
포르쉐는 지난 2019년 'SF영화' 스타워즈 제작사인 루카스 필름과 협업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 등장하는 우주선을 선보였다.
'트리윙 S-91x 스타파이터'다. 스타워즈 우주선에 포르쉐 대표모델인 '911'과 전기 스포츠카인 '타이칸'의 디자인 요소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조종석은 918 스파이더에서 영감을 받았다.
당시 포르쉐 디자인을 총괄했던 마이클 마우어 부사장도 외계인 음모론을 '간접' 인정했다.
그는 "포르쉐 디자인 DNA를 반영한 우주선 개발은 포르쉐 디자이너들에게도 무척 흥미로운 작업"이라며 "서로 다른 디자인을 추구할 것 같은 두 세계의 디자인 철학은 닮은 면이 많고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
↑ 포르쉐의 전설 [사진촬영=최기성] |
포르쉐코리아는 '포르쉐 이코넨, 서울 (Porsche Ikonen, Seoul)-스포츠카 레전드 (Sportscar Legends)'를 오는 22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연다.
외계인 기술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포르쉐 차종들이 나온다. 전시 장소도 수상하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정체를 감춘 DDP는 도심 한복판에 불시착한 우주선이다.
이번 전시회의 목적은 물 들어올 때 노 젓기 위해서다. 한국은 중국, 북미, 독일, 영국에 이어 다섯 번째로 외계인 기술 추종자가 많은 곳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포르쉐 판매대수는 2010년 795대에 불과했다. 2015년에는 3856대, 2020년에는 7779대로 증가했다. 10년 동안 10배 가까이 폭증했다.
반도체 대란으로 신차 출고적체가 심각했던 지난해에도 전년보다 8.4% 늘어난 8431대를 팔았다. 수입차 평균 증가율 0.5%를 크게 상회했다. 국내 수입차 브랜드 판매 '톱10'에도 들어갔다.
![]() |
↑ 포르쉐 이코넨 전시장 [사진출처=포르쉐] |
콘셉트카 '919 스트리트'를 포함해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각 시대를 대표하는 동시에 외계인 기술력을 뽐냈던 18대의 전설적인 스포츠카들이다.
전시회는 헤리티지, 모터스포츠, 이노베이션 세 개의 테마로 구성됐다.
헤리티지 존을 찾으면 '550 스파이더', '718 포뮬러 2', '356A 스피드스터' 등 포르쉐를 전설로 만든 7대의 스포츠카를 볼 수 있다.
이 중 356A 스피드스터는 1955년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됐다. 간편한 접이식 루프와 도어 높이의 사이드 윈도우가 특징이다.
탁월한 퍼포먼스, 가벼운 공차중량, 경쟁력 있는 중량 대비 출력, 전후륜 독립식 서스펜션으로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현재 레플리카 카메이커들이 가장 매력적인 포르쉐 모델로 여긴다.
![]() |
↑ 포르쉐 908/03 스파이더 [사진촬영=최기성] |
한눈에 외계인 기술로 만들었다고 파악할 수 있는 모델은 1970년대 제작된 908/03 스파이더다. 'SF영화' 스타워즈나 맨인블랙에 등장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는 레이싱머신이다.
908/03 스파이더는 무게가 545kg에 불과하다. 디퍼렌셜이 기어박스 뒤에 장착됐다. 엔진과 드라이버 위치를 앞으로 이동해 중량을 배분했다.
2997cc 8기통 박서엔진은 최고출력 350마력의 힘을 발산한다. 최고속도는 275km/h에 달했다. 총 12대만 만들어졌다.
외계인 기술로 만든 레이싱머신답게 실력도 출중했다. 1970년 시칠리아 클래식과 뉘르부르크링 1000km에서 모두 우승했다.
같은 해 열린 타르가 플로리오 대회에서는 1위와 2위 모두 석권했다. 다음해 열린 뉘르부르크링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 |
↑ 포르쉐 핑크피그[사진촬영=최기성] |
외계인 기술을 탈취한 포르쉐 엔지니어들은 프랑스 디자인회사인 SERA와 함께 기존 917 모델의 긴 꼬리와 짧은 꼬리의 장점을 결합하는 시도를 진행했다.
결과물이 양쪽에 큰 돌출부가 있고 풍성하고 매끄러운 바디 라인을 갖춘 917/20이다.
포르쉐는 917/20 디자인이 돼지를 닮은 점에 주목했다. 더 돼지답게 만들기 위해 돼지 품종인 요크셔나 랜드레이스 피부를 연상시키는 핑크색 바디 컬러를 적용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돼지를 부위별로 구분하는 선을 차체에 적용하고 푸줏간에서 쓰는 부위별 단어까지 써넣었다.
'핑크피그'로 불린 917/20은 무게가 1355근(813kg)에 달했다. 4907cc 12기통 엔진을 장작했다. 최고출력은 600마력, 최고속도는 360km/h에 달했다.
핑크피그는 1971년 르망 대회에 출전, 외모에 걸맞지(?) 않는 출중한 실력을 뽐내며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예선전에서 가장 빠른 레이싱카로 기록됐다.
![]() |
↑ 919 스트리트 [사진출처=포르쉐] |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 919 스트리트는 르망 24시 3회 연속 우승에 빛나는 전설적인
919 하이브리드의 우승 비결인 카본 모노코크, 900마력 하이브리드 레이싱 드라이브 트레인을 적용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