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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1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주 공식 블로그를 통해 댓글 팔로우 기능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공지에서 "네이버 뉴스는 4월 7일부터 '댓글 팔로우' 기능을 제공하고자 한다"라며 "내가 선호하는 댓글 작성자의 글을 쉽고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사용자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기능"이라고 전했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부터 언론사·기자·연재물을 대상으로 구독 기능을 제공해 왔다. 이제부터는 구독 대상을 일반 사용자로 확대해 네이버 뉴스 이용자의 댓글모음 페이지를 SNS처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용자는 위트가 넘치거나 식견이 높은 댓글 등 입맛에 맞는 댓글을 남긴 이용자를 최대 500명까지 팔로우할 수 있다. 현재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순공감순·최신순·공감비율순으로 댓글이 정렬되는데, 이와 상관없이 팔로우한 이용자의 댓글이 최대 100개까지 우선 배열된다.
나의 댓글모음에서 '팔로우댓글' 메뉴에 가면 내가 팔로우한 이용자의 최근 댓글을 모아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구독한 작성자가 글을 쓰면 알려준다.
팔로우 기능을 악용해 특정인이 내 댓글을 추적하며 비방할 경우 차단하면 된다. 차단된 사용자는 나를 팔로우 하지 못하고, 내가 작성한 글에 답글을 쓰거나 공감할 수 없다. 차단 기능은 기존에도 있었지만, 특정 사용자가 작성한 댓글을 모두 블라인드 처리하는데 그쳤다.
네이버는 "하루 50만 개의 댓글이 쏟아지는 뉴스 댓글 공간에서 어떤 작성자의 글을 다시 만나기는 쉽지 않다"라며 "댓글 팔로우 기능을 통해 유의미한 정보 탐색이 늘어가고 댓글을 매개로 사용자 간 양질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댓글 팔로우 기능이 본래 취지와 달리 건전한 댓글 문화 조성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수가 특정 뉴스 기사의 링크를 공유해 댓글의 공감 비율을 의도적으로 조작하는 좌표찍기가 대표적이다.
좌표찍기는 특정 정치색이나 사상을 가진 집단이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주로 이용하는데 한 집단 구성원이 기사에 댓글을 달고 링크를 공유하면 다른 구성원이 공감을 늘려 해당 댓글이 상위에 노출되도록 하는 식이다. 이번 대선 때도 특정 후보자에 관한 기사 댓글에 내용과 상관없는 댓글이 삽시간에 상위에 노출되는 행태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기존에는 커뮤니티나 음성 대화 프로그램을 통해 링크를 공유했었다. 그런데 댓글 팔로우를 이용할 경우 특정인의 댓글에 즉각 찾아갈 수 있어 좌표찍기를 더 수월하게 만들 수 있다.
다수의 의견에 따라 생각하게 되거나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확증 편향에 빠질 수도 있다.
댓글 팔로우 기능을 접한 한 누리꾼은 특정 댓글을 상위에 노출하는 것은 이용자를 선동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 누리꾼은 "기사를 읽고 A라고 생각했는데 다수가 공감한 댓글에서 B라고 하면 '아 그런가보다'하고
그러면서 "예컨대 팔로우를 이용할 경우 내 생각을 떠올리기 전에 특정 집단의 생각을 살피고 그것에 쉽게 동조하게 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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