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제공 = 오리온] |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이달 들어 빼빼로·빈츠·스크류바 등 일부 초콜릿 및 빙과류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해 하반기 카스타드를 포함한 과자류 11종 가격을 평균 12%가량 올린 데에 이어 올해도 일부 제품의 가격 조정을 단행했다. 지난달 농심도 새우깡·꿀꽈배기·포스틱 등 과자 가격을 약 7% 상향했고, 해태제과 역시 지난해 하반기 홈런볼 등 11개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CJ제일제당도 비비고 죽·두부·냉동만두 등의 가격을 최대 10%까지 올려 잡았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롯데칠성음료는 소주·맥주·음료의 출고가를 7% 안팎으로 올려 잡았다. 동원에프앤비는 통조림 참치 가격을 6%가량 인상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정세가 불안정해진데다가 곡물값과 물류비 고공행진 등의 영향으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5일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국제 밀 선물 가격은 톤당 405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말(282달러)보다 40% 넘게 급등한 셈이다. 옥수수와 대두도 사정이 비슷하다.
이처럼 식품산업 전반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리온은 '버티기'를 선택했다. 비용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경영효율화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오리온은 매출은 2조35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식품업계 최상위권인 15.8%다.
포스(POS)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 및 물류 재고 관리, 글로벌 통합 구매 관리, 비효율적 요소 제거 등 작업으로 제조원가율 상승폭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포스 데이터는 매장에서 판매된 상품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 수집해 기록으로 남긴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수익이 저조한 제품은 생산량을 줄이는 등 경영 전략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오리온은 데이터 경영 강화를 통해 반품률을 0.5%대로 낮췄다. 여기에 광고·판촉비와 포장비도 축소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다 올라서 힘들었는데 잘됐다", "오리온 충성충성", "과대 포장이나 예쁜 포장 필요 없으니 더 줄여도 불만 갖지 않겠다", "칙촉은 몇 개씩 더 넣어 주더라", "대신 러시아에서는 많이 남겨라", "맛있는 과자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어 좋다" 등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1% 치솟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1년 12월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특히 가공식품 물가가 전년과 비교해 6.4% 상승했다. 지난 2012년 4월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외식 물가도 전년보다 6.6% 상승했다. 지난 1998년 4월 이후 24년 만에 가장 많이 오른 수치다. 지난해 10월 이후 프랜차이즈 62개 가운데 36개가 음식값 인상을 실시하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과거 국제 곡물 가격이 하락세였던 시기에도 최종 소비자가격은 오히려 상승했다"며 "제조업체들의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 만큼 급격한 가격 인상은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권고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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