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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두 자녀를 둔 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려다가 결제 단계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치킨이 먹고 싶다는 자녀들의 요구에도 결제 금액을 보니 선뜻 주문하기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A씨는 "초등학생, 중학생 한창 잘 먹을 나이다. 아이들과 집사람까지 네 명이 치킨 한 마리로 먹으려면 부족하다"며 "음식이야 비싸도 더 주문하는 게 맞지만, 치킨값에 이어 배달비까지 자꾸 오르니 마음이 편치 않다"라고 토로했다.
소비자물가 인상과 배달비 부담이 맞물리면서 '탈배달앱'에 나서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후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린 음식배달 시장이지만,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주요 배달앱(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3개를 이용한 소비자 수는 안드로이드 기준 2420만3452명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2527만3296명보다 107만명(4.2%)가량 감소했다.
앱별로는 배달의민족 이용자가 2만9454명 늘어났고, 요기요와 쿠팡이츠의 이용자 수가 17만2156명, 92만7142명 각각 감소했다. 여기에 아이폰 등 ios 이용 소비자 수를 더하면 전체 낙폭은 107만명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3개월여 만에 월간 앱 이용자 수가 100만명 넘게 감소한 건 배달앱들이 올해 초부터 가맹점 수수료 개편, 프로모션 종료 등 수익성 개선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쿠팡이츠는 지난 2월부터, 배달의민족은 지난달부터 단건 배달 요금제 개선에 착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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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일례로 교촌치킨은 매달 16일께 치킨류 모든 메뉴를 2000원 할인해주는 '교촌 수(水)퍼데이' 행사를 진행하지만, 결제 단계에서 배달비 3000원이 더해진다.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결제하는 금액은 '할인되지 않은 치킨값+1000원'이 되는 것이다.
30대 소비자 B씨는 "음식값의 10~50%가량을 배달비로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좀처럼 엄두가 나지 않아 매장을 방문해 포장해오는 식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B씨는 이어 "작년에도 (배달비가) 비싸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와닿는 건 올해가 처음"이라고 부연했다.
20대 대학생 C씨는 "단건 배달이 비싸졌다고 들었는데 가격이 오르기 전에도 비싸 이용하지 않았다"며 "차라리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배달비를 적게 내는 편이 낫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설문조사 업체 오픈서베이가 지난 4일 발표한 조사내용에 따르면 소비자의 76.3%는 배달비가 저렴한 옵션을, 11.6%는 빨리 배달되는 옵션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10명 중 7명은 배달비에 부담을 느낀다는 의미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올해 1월 실시한 '배송·배달 서비스 관련 국민인식조사'에서도 소비자 2000명 중 53%가 '(현행 배달비가)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일각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
최근 배달주문을 끊고 포장주문만 하고 있다는 30대 소비자 D씨는 "음식을 아예 안 사 먹기는 어렵지만, 배달앱은 없이 살 수 있다"며 "되도록 포장주문만 고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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