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의 일종인 고립성 섬유종/혈관주위세포종은 종양 등급이 낮고 낮은 연령, 남성, 그리고 수술로 완전 절제를 했을 때 예후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등급 종양과 3등급 종양 간의 생존기간은 약 20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신동원 교수는 고립성 섬유종/혈관주위세포종으로 진단된 환자 76명을 대상으로 전체 생존기간(OS)과 재발없는 생존기간(RFS) 등을 평가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으며 관련 연구성과를 최근 COEX에서 개최된 '제6차 세계신경종양학회 학술대회'에서 'Intracranial solitary fbrous tumor/hemangiopericytoma: tumor reclassifcation and assessment of treatment outcome via the 2016 WHO classifcation'라는 제목으로 발표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고 5일 밝혔다.
고립성 섬유종/혈관주위세포종은 두개 내(머리뼈 속) 질환의 1% 정도를 차지한다. 비교적 드문 질환이지만, 양성 종양 중 가장 흔한 질환인 뇌수막종과 영상의학적으로 감별이 잘 되지 않는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별도의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뇌수막종과 다르게 고립성 섬유종/혈관주위세포종은 조직학적 등급에 따라 악성 경과를 나타내는 경우가 잦고, 경우에 따라 두개 외(머리뻐 바깥)로 전이가 되기도 한다.
연구 대상자는 남성 41명(54%), 여성 35명(46%) 등 총 76명이었으며 평균 나이는 44세,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85.2개월이었다. 환자들에게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30.2%), 운동 기능 저하(18.4%) 등이었다.
연구진은 2016년 WHO 종양 등급 분류에 따라 대상자를 분류한 뒤 예후를 분석했다. 1등급은 3명(4%), 2등급은 54명(71%), 3등급은 19명(25%)이었다. 연구 결과 1등급군의 평균 생존기간은 218개월이었고, 2등급군은 137개월이었지만 3등급은 10.5개월로 매우 낮았다. 1등급군과 3등급군의 평균 생존기간이 약 20배 가까이 차이 날 정도로 등급에 따른 차이가 컸다. 또한 고립성 섬유종/혈관주위세포종이 두개 외로 전이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2등급군은 81개월이 걸렸던 반면, 3등급은 13개월 만에 전이가 이뤄졌다.
이와 함께 평균 재발없는 생존기간의 경우 2등급군은 129.6개월, 3등급군은 126.1개월로 큰 차이가 없었다. 다변량분석으로 각 요인별 재발없는 생존기간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서는 성별은 '남성(HR 1.776)', 나이는 '45세 이하(HR 2.639)', 수술 방법은 '완전 절제(HR 0.001)'가 생존기간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추적 관찰기간 중 생존자 수는 1등급군은 모두 생존한데 비해 2등급군은 36명(66.7%), 3등
신동원 교수는 "높은 등급의 종양은 낮은 등급의 종양보다 생존기간이 더 짧았고, 두개 외 전이도 더 빠르게 일어났다"며 "뇌종양은 등급에 따라 생존기간이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서 완치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