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비용 부담 1위 '집값'…자녀 출산에도 영향 미쳐
가구 자산 가운데 부동산 비중이 제일 커…전년보다 21.1%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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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 사진=연합뉴스 |
최근 1년새 집을 구매한 20·30대가 평균 1억6천만원대의 빚을 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부동산 자산이 투자 대비 효율이 높다는 '안전자산'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영끌족'(영혼을 끌어모아서라도 구매하는 사람들)이 되더라도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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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주 주택 구입 시 대출 이용률 / 사진=신한은행 2022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
신한은행이 5일 공개한 '2022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 새 거주주택 구매자 가운데 20~30대의 부채액은 평균 1억6천720만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작년도 1억1천765만원 때보다 4천955만원 오른 수치입니다.
조사 결과 20~30대가 최근 1년 새 주택을 구입할 당시의 집값은 3억6천336만원으로, 1년 전 조사때보다 3천352만원 더 비싸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최근 1년 새 집을 구매한 20~30대는 매월 평균 80만원 가량을 부채 상환에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조사 대상(20~64세) 평균 부채 상환액인 74만원을 6만원이나 웃도는 수치입니다.
보고서는 "현재와 동일하게 매달 80만원씩 상환한다고 가정하면 20~30대는 향후 17년간 부채를 상환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현재 주택을 자가로 보유하고 있지 않은 20~30대 경제활동가구 중 56.9%는 향후 거주 주택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구매 시점을 '향후 2년 이내'로 한정하면 구입 희망률은 10.8%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빠른 부동산 가치 상승으로 주택 구매 의향은 있으나, 상대적으로 구입 여력이 적다보니 10명 중 1명 꼴로만 2년 내 주택구입 계획이 있는 것으로 보여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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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후 거주 주택 구입 의향 / 사진=신한은행 2022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
또한 향후 2년 이내 거주 주택 구입 계획이 있는 가구의 50.5%는 대출을 이용해 구입 자금을 마련하고, 보유 자산 처분, 근로 소득 등을 활용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대적으로 자산이 적은 2030대는 그보다 높은 59.2%가 대출을 이용해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할 계획으로, 향후 대출 이용률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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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 준비시 부담, 힘들었던 점 / 사진=신한은행 2022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은 비단 부동산 시장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고 결혼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 새 결혼한 20~44세 응답자들은 결혼 비용으로 총 1억6천916만원을 투자했습니다.
이같은 수치는 4년 전인 2017년 1억3천404만원 때보다 3천512만원 늘어난 금액입니다. 실제 결혼 준비 시 부담이 되거나 힘들었던 점 1위로 '주택 마련'이 꼽힌 것을 보면, 몇년 새 치솟은 주택 가격이 결혼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미 결혼을 한 상태더라도 자녀 출산 의향이 없는 부부들이 늘어난 것으로도 조사됐습니다. 2017년도 당시 11.6%에 그쳤던 향후 자녀 비출산 의향률은 2021년도에 들어서자 5.8% 오른 17.4%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생활의 여유, 부부만의 생활, 여가 니즈 등의 가치관적 이유로 결혼 후에도 자신의 삶을 중요시하는 인식과 니즈가 확산된 영향으로 보입니다.
2017년에는 자녀 출산 의향 가구가 소득이 높았던 반면, 2021년에는 비출산 의향 가구가 높은 변화도 나타났는데, 경제적 상황보다 가치관에 따라 출산 여부를 계획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력에도 자녀 양육보다는 부부를 위한 생활을 중요시하게 되는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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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 출산 의향 여부에 따른 월평균 가구 총소득 비교 / 사진=신한은행 2022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
조사 대상 가구의 평균 보유 자산은 5억1천792만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2020년보다 11.8% 증가한 수치이며, 처음으로 평균 5억원을 넘긴 수치입니다.
하지만 소득 계층별 자산 증가 규모에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5구간 고소득 계층의 자산은 평균 10억3천510만원으로 2020년보다 1억2천586만원 불었고, 4구간(6억4천751만원)도 9천991만원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동안 1구간(1억2천254만원)과 2구간(2억7천107만원)의 자산 증가폭은 각 1천913만원, 4천25만원에 불과했습니다.
가구 자산 가운데 종류별 비중은 79.9%로 부동산이 가장 컸습니다. 그 뒤를 이은 금융자산과 기타 실물 자산은 각각 13.8%, 6.3%에 불과했습니다. 1년 새 부동산 비중이 1.9%나 늘어난 것입니다.
가구의 부동산 평균 보유액은 4억1천386만원으로 전년보다 21.1%나 뛴 수치입니다. 이에 부동산 자산 격차도 나날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자산 기준 5구간과 4구간의 부동산 보유액은 12억2천767만원, 5억418만원으로 작년 한 해동안 각 24.5%, 22.9% 급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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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구소득 구간별 부동산 자산 규모 / 사진=신한은행 2022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
모든 소득구간에서 무주택자의 비율이 소폭 줄었고,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부동산 자산 규모가 커지는 변화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1~5구간 중 2020년 대비 부동산 자산이 가장 크게 증가한 3구간은 5억원 이상~10억원 미만의 부동산을 보유한 비율이 2020년에 16.5%에서 21년도에는 23.1%로, 10억원 이상 보유한 비율은 4.0%에서 10.3%로 높은 변화폭을 보였습니
부채를 가진 가구의 평균 부채 잔액은 1억164만원으로 1년 새 16.1% 늘었습니다. 이는 부채 보유 가구 월평균 소득(521만원)의 20배에 이르는 수치입니다.
해당 조사는 신한은행에서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20~64세 경제활동자 1만명을 표본으로 이메일을 통해 시행했습니다.
[고기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ogijeo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