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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일리노이주 졸리엣 인근에 있는 엑손 모빌의 정유공장을 드론을 이용해 촬영한 사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30일(현지 시각)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7.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지난해 50% 넘게 오른데 올해 들어서도 1월 1일 76.08달러에서 이날까지 40% 가량 상승했다. 배럴당 가격이 9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기름 값이 오르면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이 이득을 볼 가능성이 크다. 기름값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연료비가 저렴한 전기차로 눈을 돌리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배터리 수요도 늘어난다.
그런데 최근 유가상승으로 두 사업이 모두 위축되고 있는 모양새다.
블룸버그통신은 원인으로 리튬을 지목했다. 유럽, 중국 등에서 금속 가공 공장이 가동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리튬 같은 원자재 가격이 덩달아 올랐다는 것이다.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은 이달 30일 기준 kg(킬로그램)당 471.5위안(약 9만원)으로 올해 1월초 264.5위안(약 5만원) 대비 78% 가까이 올랐다. 작년 동기대비 가격(84위안)과 비교하면 461% 상승했다.
원자재 가격 압박이 거세지자 전기차와 배터리 업체에서는 가격 상승분을 소비자들에 전가할 수밖에 없다. 한 예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이달 중순 중국에서 생산한 모델Y의 가격을 일주일 동안 세 차례 인상했고, 세계 배터리 1위 업체 CATL은 작년 하반기부터 이달까지 차량용 배터리 가격을 두 차례 인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기차에 쓰이는 배터리가 원가 부담으로 인해 타격을 입고 있다"라며 "중국내 배터리 생산에 쓰이는 금속의 원가는 1년 전 대비 5배 이상 상승했다"라며 "세계 전기차시장이 둔화되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튬값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전기차, 배터리 업계들은 리튬 수급에 서두르고 있다. 친환경 정책을 추구하는 미국 바이든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리튬 확보에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르면 31일 국방물자조달법(DPA)를 발동해 리튬, 니켈, 흑연, 코발트, 망간을 생산하는 미국 기업에 7억5000만달러(약 9000억원)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DPA는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한 물품을 우선 조달할 수 있도록 한 법으로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미국이 철강 등 군수물자 생산을 독려하기 위해 제정했다. 대통령은 기업의 이득에 상관없이 필수 물자의 공급 계약을 요구하거나 필수 물자가 국방의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민간 경제를 통제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 차원에서 미국의 의료물자 공급 확대와 백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DPA가 발동된 적이 있다.
국내 업계에서는 포스코케미칼이 리튬 확보에 적극적이다. 포스코그룹은 23일 연간 리튬 2만5000톤(t)을 생산할 수 있는 염수공장 리튬 착공식을 개최했다. 2024년까지 생산능력을 5만톤 까지 틀릴 계획이다. 광양 포
이밖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월 독일 벌칸 에너지와 2025~2029년 수산화리튬 4만5000톤을 공급받기로 했고, 삼성SDI는 중국 최대 리튬 생산기업 간펑리튬의 지분 1.8%를 매입해 리튬 수급에 나섰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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