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거래 끝났다…네이버 '크림', 내달부터 수수료 1% 부과

↑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출시한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크림` 서비스 이미지 [사진 출처 = 네이버]

네이버의 스니커즈 리셀(되팔기) 플랫폼 '크림'이 내달부터 구매자에게 중개 수수료를 부과한다. 업계 1위인 크림을 시작으로 리셀 플랫폼의 거래 수수료 도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스노우의 자회사 크림은 다음달 21일부터 상품 가격의 1%를 수수료로 부과한다. 그동안 소비자들을 끌어오기 위해 수수료 0%로 운영하면서 적자 폭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아울러 배송비(일반 구매 시)도 내달부터 2500원에서 3000원으로 오른다. 크림은 지난해 11월까지 배송비 무료 정책을 고수해왔지만, 지난해 12월 배송비 1000원을 부과했다. 이후 배송비는 매달 500원씩 단계적으로 인상해 다음달에는 3000원이 됐다.
크림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믿고 살 수 있도록 검수가 중요한 만큼 검수센터와 인력 등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며 "해외 리셀 플랫폼들은 이미 수수료를 받고 있고 국내 리셀 플랫폼들도 결국 이를 부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3월 론칭한 크림은 수수료와 배송비를 과감하게 없애며 시장을 선점했다. 리셀 플랫폼은 판매자와 소비자 간 한정판 제품 거래를 중개한다.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보다 고가의 제품이 거래돼 검수 역량이 중요하다.
당초 크림의 수수료·배송비 무료 정책은 출시 행사로만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매달 연장해 나갔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한정판 마켓 '솔드아웃'이 같은해 7월 후발주자로 뛰어들면서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업체 모두 무료 수수료 정책을 이어가며 업계의 경쟁이 심화됐다.
솔드아웃 측은 아직 수수료 부과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검수 센터를 준비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등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며 "이용자들을 확보하기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수익 창출이 어려운 구조인 만큼 리셀 플랫폼의 수수료 도입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리셀 플랫폼 스탁엑스의 경우 8~10%의 수수료를 적용했다.
국내 스니커즈 리셀 업계는 2018년 '아웃오브스탁'과 '프로그'를 시작으로 거래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아웃오브스탁은 2020년 7월 롯데쇼핑과 손잡고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는 2020년 9월 초 국내 스니커즈 커뮤니티 '풋셀' 지분 전량을 44억원에 인수하면서 스니커즈 리셀 시장에 진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내 리셀 시장은 급성장했다. 유통업계는 국내 리셀 시장 규모를 5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대들 사이에서도 고가의 한정판 제품을 산 뒤 오래 신기보다는 금방 되파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