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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폰SE 3세대. [사진 = 김승한 기자] |
유독 아이폰은 신제품 출시 때마다 반응이 뜨겁다. 그만큼 충성 고객이 많고 제품에 대한 기대치가 크다는 방증이다. 이번 유행에 동참하기 위해 나도 아이폰SE 3세대를 구매했다. 태어나서 내 돈 주고 사는 첫 애플 폰이다.
아이폰SE 3세대를 닷새간 써보고 느낀 점은 '나쁘진 않은데 추천은 하지 않겠다' 이 정도다. 59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생각하더라도 타협할 수 없는 단점이 여럿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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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폰SE 3세대 구성품. [사진 = 김승한 기자] |
아이폰SE 3세대 디자인은 2020년 출시된 2세대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왔다. 홈버튼, 상단 카메라를 위한 상하 넓은 베젤(테두리)과 요즘 스마트폰에서 보기 힘든 4.7인치 화면이 적용됐다.
사실 2세대가 출시할 때만 해도 넓은 베젤과 작은 화면은 그렇게까지 큰 불만은 아니었다. 옛 아이폰 디자인을 원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애플의 서비스 차원이라 생각해 오히려 획기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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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노트20(6.8인치)과 아이폰SE(4.7인치) 크기비교. 참고로 촬영 당시 아이폰SE 시간을 미국 LA 기준으로 설정한 상태. [사진 = 김승한 기자] |
4.7인치는 답답함을 넘어 불편할 정도였다. 일반 스마트폰과 동시에 같은 화면을 띄워봤다. 인터넷 화면의 같은 목록을 나열해도 아이폰SE에 표시되는 양이 확연히 적었다. 게임을 하거나 영상을 시청할 때도 비율이 망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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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폰SE와 갤럭시노트20을 동시에 같은 화면을 띄운 모습. 화면 크기 차이를 고려해도 갤럭시노트20에는 영상 섬네일 하나가 더 표시된다. [사진 = 김승한 기자] |
배터리 용량은 살짝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폰SE 3세대에는 2018mAh 배터리가 장착됐다. 웹서핑과 동영상 감상 등을 6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기엔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나처럼 이동하는 일이 많은 사용자들에겐 큰 단점으로 다가왔다.
물론 전작(1821mAh)에 비해 용량이 소폭 늘긴했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사 제품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30만원대 갤럭시A23의 경우 배터리 용량은 5000mAh다. 이는 아이폰13 프로맥스(4352mAh)보다도 많으며 갤럭시S22 울트라와 동일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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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노트20(왼쪽)과 아이폰SE로 야간 촬영한 사진. [사진 = 김승한 기자] |
하지만 아이폰SE 3세대는 후면 1200만화소, 전면 700만화소로 다소 부족한 스펙을 가지고 있다. 실제 촬영을 해봤다. 낮 촬영 시에는 프리미엄폰과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지만, 어두운 환경에선 한없이 취약했다. 아이폰SE에는 야간촬영 모드를 지원하지 않아 밤에 촬영하면 입자가 뭉개지고 품질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전면 카메라도 비슷한 가격대 제품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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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긱벤치로 아이폰SE AP를 테스트한 결과. [사진 = 김승한 기자] |
어떻게 측정할까 하다가 몇 가지 게임을 돌려봤다. 실제로 던전앤파이터 등 다양한 고사양 게임을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대신 배터리가 급격하게 소모된다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실제 긱벤치를 돌려보니 아이폰SE 3세대는 아이폰13 시리즈(프로 맥스 제외)와 비슷한 성능을 보이기도 했다. 애플은 전작 대비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이 약 20%~30%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아이폰SE 3세대를 사용하고 느낀 점은 가격 대비 성능은 괜찮은 제품이라는 것이다. 단 비교 대상 제품이 없을 때 얘기다. 부족한 배터리 용량과 야간 촬영 모드를 제외한 것을 생각하면 소비자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프리미엄 고가 이미지가 강해 아이폰 구매를 망설였던 소비자들은 대리만족용으로 아이폰SE를 구매해보는 것도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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