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25일 만에 20만명 아래로 급감했다. 정부는 확산세가 정점을 지났다고 보지만 방심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중증자가 1300명대에 근접하며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고 전국 중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이 이미 70%(비수도권 75.9%)를 넘겨 한계상황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텔스 오미크론(BA.2)은 국내 검출율이 56.3%에 달하며 우세종이 된 데 이어, 감염 사실을 숨기고 일상생활을 하는 '샤이 오미크론' 환자도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3월 말∼4월 초 위중증·사망자가 대폭 늘면 의료체계가 붕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확진자가 전날보다 13만여 명 급감한 18만7213명으로 집계된 데 대해 11주 만에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전환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방역당국은 국내 오미크론 대유행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향후 2주 내 신규 확진자가 30만명 미만, 4주 내로 20만명 미만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스텔스 오미크론 확산과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 증가는 우려 요인으로 판단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집주 장관)은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기피하는 숨은 감염 사례 등을 고려하면 오미크론이 확실히 감소세로 들어갔는지는 좀 더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21일~28일) 확진자 발생 추이는 '20만9139→35만3911→49만821→39만5568→33만9514→33만5580→31만8130→18만7213명' 순이다. 급격히 확진자 수가 줄어들었지만 위중증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날 위증증자는 1273명으로 역대 최다 규모다. 최근 1주간 위중증 환자 추이는 '1130→1104→1084→1081→1085→1164→1216→1273명' 순으로 증가 추세다.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287명 늘어난 1만5186명(치명률은 0.13%)이다.
정부는 위중증자와 사망자 수는 확산 정점의 2~3주 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다 확진자가 나온 게 지난 16일(62만1328명)이므로 2~3주 후는 3월 말~ 4월 초순이 된다. 두 지표가 신규 확진 후행지표이기에 사망자 수의 경우 현 수준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위중증 환자의) 정점을 2000명으로 봤는데 그 정도까진 올라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예상하는 위중증자 최대치는 1300~1680명이다.
여기에 전국 중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이 이미 70%(비수도권 75.9%)로 한계에 직면한 터라 위중증자 증가가 이어지면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다. 국립대병원 노동조합 공동투쟁 연대체는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자를 치료하려면 의료인력 충원이 필요한데도 정부는 공공기관 총정원제를 내세워 국립대병원의 절박한 요구를 번번이 묵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지연 강원대병원 분회장은 "이제 현장에 코로나19 전담 병동은 사실상 없다. 모든 병동 간호사가 코로나 환자를 부담하고 있다"면서 "의료진 확진은 계속해서 늘어나는데, 국립대 의료진은 5일·3일 만에 격리가 해제돼 현장에 투입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 4일부터 적용될 새 거리두기에 시선이 주목된다. 사적 모임 인원을 최대 8인까지,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을 밤 11시까지 제한하는 현행 거리두기 조치가 2일 끝나 금주 내 조정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발표 예상 시기는 다음달 1일이다. 정부는 그간 유행 정점을 지난 이후에는 방역상황과 의료체계 여력을 보면서 거리두기 완화 조치를 본격 검토하겠다고 밝혀왔다. 일각에선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가 1200만3054명(인구 23.2%)에 달하는 만큼 집단면역에 의해 거리두기가 효용을 다했단 말도 나온다. 그러나 해외 재확산 사례에서 보듯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대한의사협회 측은 "코로나19 환자 발생률이 치명률 감소를 상회할 정도로 사망자가 급격히 늘고 있어 정부에서 발표하는 사망자 수만으로 단정짓는 것은 위험하다"며 "오미크론 감염 후 기저질환의 악화로 인한 사망도 증가하고 있어 현재 집계되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는 오히려 과소평가된 것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순영 가톨릭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다음주께 누적확진자가 1500만명 넘기면 국민 4명 중 한 명이 항체 형성된 상태여서 방역을 완화해도 심해지진 않을 것"이라며 "단, 한참 정점을 향해 치닫던 2월 초중순께부터 거리두기 완화를 한 탓에 집계에 잡히지 않는 사례까지 감안하면 사망자가 너무 많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는 "현재 거리두기는 사실상 영업시간만 일부 제한하므로 거리두기를 푼다고 해도 국민 전체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일부 젊은 층 가운데서 유행이 늘어날 수겠으나, 고위험군 감염으로 이어지지만 않는다면 큰 문제는 안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앞으로 코로나19 확진자도 동네 병·의원에서 대면 진료를 받
[김시균 기자 /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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