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강테크의 특허기술인 '하수를 이용한 친환경 열교환 시스템' |
친환경 수처리 전문기업 부강테크(대표 최문진)와 미국 자회사인 투머로우 워터(Tomorrow Water·대표 김동우)는 삼성물산, 도화엔지니어링, BNZ파트너스와 함께 '하수처리장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코-플로(Co-Flow)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하수처리장 부지를 대폭 절감해 확보한 여유 부지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하수를 이용한 열 교환 시스템으로 도심 내 데이터센터 부지 부족 문제와 서버 냉각에 필요한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사업이다.
세계 하수처리장의 대부분은 넓은 면적을 필요로 하는 전통적인 1차 침전지(하수를 몇 시간씩 가둬두고 이물질을 가라앉히는 장소)를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도시가 점차 성장하면서 과거에는 도시 외곽에 위치했던 하수처리장들이 점차 도시 중심 권역으로 편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수처리장과 데이터센터의 결합이 새로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전력 수급과 환경 규제 등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입지 조건과 맞닿아 있다.
부강테크는 2018년 중랑물재생센터 시설현대화사업에 주력 하수처리 기술인 '프로테우스(Proteus)'를 적용해 처리장 부지를 약 60%(1차 침전지 85%) 절감하고 지하화하는 데 성공했다. 부강테크의 코-플로 기술은 1차 침전지 부지를 85%까지 절감하는 프로테우스 기술로 하수처리장 여유 부지를 확보해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짓는 게 핵심이다. 부강테크 관계자는 "하수처리장에 데이터센터를 함께 지으면 4차 산업혁명 가속화로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의 건설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이터센터 개발 기업과 노후화된 하수처리장의 개선을 고민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서로 상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은 최적의 입지에 에너지 절감형 데이터 센터를 지을 수 있고, 지방자치단체는 토지 장기임대 수익 등으로 수입을 창출해 주민들의 생활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얘기다.
↑ 부강테크의 주력 하수처리 기술인 '프로테우스(Proteus)'를 적용하면 처리장 부지를 약 60%(1차 침전지 85%) 절감하고 지하화할 수 있다. |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엄청난 전기 에너지를 써서 냉각시키는 대신 하수처리장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냉각하는 데 운영비용의 30-50%를 쓰고 있다. 15메가와트(MW)의 전기 에너지를 쓰는 데이터센터의 경우 냉각팬 가동에 1MW, 전체 시스템 냉각에 7MW의 전력을 사용하고 연간 5억 리터의 물도 필요하다. 부강테크의 코-플로 기술은 데이터센터를 냉각하는 과정에서 뜨거워진 냉각수를 미생물 배양 등 하수처리장에서 필요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한다. 하수처리장을 통과하면서 냉각된 물이 다시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데 사용되는 순환 시스템인 셈이다. 데이터센터와 하수처리장의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어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배출권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부강테크는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하수 처리에 활용하고 하수를 데이터센터의 냉각수로 활용하는 기술에 대해 작년 12월 세계 최초로 특허 등록을 마쳤다.
하수처리장과 데이터 센터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코-플로는 ESG 경영(환경·책임·투명경영)을 강화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과도 부합되는 혁신 솔루션이라는 평가다. ESG 분야에서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 아카디스(Arcadis)는 올해 1월 가장 먼저 부강테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미국 내 첫 번째 코-플로 프로젝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최근 데이터센터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제시한 만큼 업계에서는 국내 친환경 데이터 센터 1호의 등장이 조만간 가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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