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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 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에서 철수하는 외국 기업의 자산 압류를 고려하고 있다"고 24일(현지 시각) 전했다.
러시아 정부가 미국 등 서방 국가의 경제 제재로 경기 침체에 직면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르노 등 포함한 자동차 회사를 국유화하겠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0일 관료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우리는 생산을 중단할 회사들과 단호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외부관리'를 도입한 후 원하는 사람에게 기업을 이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 맥카베 오토포어캐스트솔루션 최고경영자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자국 경제를 위해 떠나는 기업의 자산을 국유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자국 소비자에게 제품을 공급하고 고용을 제공하는 산업이라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유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앞서 현지 철수를 발표한 완성차 업체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현대차 러시아 생산법인은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차량용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수급 제한으로 27일부터 무기한 생산 중단에 들어갔다.
현대자동차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연간 20만대의 차량을 생산 중이다. 러시아 시장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량에서 5.7%를 차지하는 만큼 쉽게 철수하기 어렵다.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러시아 시장마저 포기하면 신흥시장에서의 성장세가 크게 꺾일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그룹이 철수 이유로 우크라이나 사태가 아닌 반도체 수급을 든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외에 르노도 지난 23일(현지 시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모스크바 공장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르노 모스크바 공장의 자산가치는 22억유로(약 2조9600억원)에 이른다.
르노가 지분 69%를 보유한 아브토바즈 운영 중단 여부도 고민 중이다. 아브토바즈는 러시아 국민차 라다 브랜드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포드는 이보다 앞서 우크라이나 침공에 우려를 표하며 러시아 솔러스와의 합작 투자사인 포드솔러스의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스텔란티스도 러시아에서 생산하던 일부 차종을 서유럽 지역 공장으로 옮기기로 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러시아에서의 생산 중단을 선언하고 수출 또한 잠정 중단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달 연례보고서에서 모스크바 인근 공장을 포함해 2
맥카베 최고경영자는 "공장을 다시 가동하더라도 러시아의 경제 침체로 생산량이 이전 같지 않을 것"이라며 "루블화 가치가 떨어지면 자동차를 만들어도 구매할 사람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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