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경유 가격이 어제(25일) 약 1,920원을 기록했습니다.
14년 만에 최고치라고 하는데요.
갑자기 치솟는 경유 가격의 이유와 파장에 대해 민경영 기자와 분석해보겠습니다.
【 질문1 】
민 기자, 이러다가 휘발유보다 경유가 비싸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면서요?
【 기자 】
우려가 아니라 실제로도 일어났습니다.
어제 서울의 한 주유소를 찍은 사진인데요.
휘발유보다 경유 가격이 20원 정도 더 비싸죠?
물론 이건 일부 사례긴 합니다.
하지만, 지난 석 달간, 전국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추이를 비교해 봐도, 최근 들어 격차가 굉장히 많이 줄어들었죠.
오늘(26일) 전국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차이는 약 82원, 지난 1월 1일에 기록한 가격 차의 절반도 안됩니다.
【 질문2 】
국내 경유 수요가 갑자기 늘었을 리는 없고, 결국 공급이 부족하다는 건데, 정확한 이유가 뭔가요?
【 기자 】
단순히 국내 경유 재고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휘발유도 마찬가지지만 경유값도 국제 가격에 연동되기 때문에, 따지자면 국제적으로 경유 재고가 부족한 거죠.
실제로 배럴 당 110달러 선이었던 국제 경유 가격은 지난 9일, 181달러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 질문2-1 】
그렇다면, 결국 우크라이나 사태가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 기자 】
네, 유럽이 수입하는 경유의 60%가 바로 러시아산입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 유럽과 러시아가 서로 경제제재를 가하고 있어서 경유의 수급도 당연히 불안해졌죠.
특히 유럽은 일반 승용차도 경유 차량이 많은 지역인데, 유럽에서 수급이 불안해 지니 국제 경유 가격이 급등하게 된 겁니다.
그리고 전쟁 전부터도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정유사들이 경유 생산을 줄인 것 역시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 질문3 】
정부에서 기름값이 비싸니 유류세를 20% 깎아주고 있잖아요. 그런데 이게 휘발유보다 경유가격이 더 오르는 요인 가운데 하나 일 수도 있다고 하던데요. 왜 그런겁니까?
【 기자 】
네, 한마디로 경유는 휘발유보다 유류세 인하 효과가 적습니다.
설명하자면 경유는 화물차 등 산업용 차량에 많이 쓰이기 때문에 휘발유보다 유류세가 30% 가까이 적습니다.
그래서 유류세를 20% 인하하면 휘발유가 119원 넘게 할인될 때, 경유는 약 85원 할인이 되죠.
경유가 휘발유보다 더 비싸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여기서 나오는 겁니다.
화물차 운전하시는 분들은 경유 가격 급등으로 특히 더 불만이 많은데요.
화물차에 지급되던 유가보조금이 유류세 인하때 깎였기 때문입니다.
화물차 운영의 고정 지출 중에서 43%가량이 유류비라는 점에서, 현장에서는 자칫 물류가 멈출 수 있다는 불안까지 감지됩니다.
▶ 인터뷰 : 이진호 / 화물트럭 운전기사
- "운행이 거의 불가능할 거예요. 장기전으로 가면…. 지금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
지난해 한국교통연구원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일반 화물 운전자가 평균 월 252만 원을 유류비로 지출했는데 당시 경유 가격이 리터당 1,190원 대입니다.
지금 경유 가격에 대입하면 월 400만 원이 넘게 돼 죠.
【 질문4 】
그렇다면, 경유 가격 또는 전체적인 유류 가격 전망은 어떨까요?
【 답변 】
어찌 됐든 우크라이나 사태가 끝이 나든지, 서방과 러시아가 협상을 하든지 이런 큰 국면 전환이 없다면 전 세계 유가 고공행진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현재 유류세 인하율을 30%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앞에서 말씀 드렸듯 유류세를 인하하면 경유보다 휘발유 가격의 낙폭이 더 큽니다.
그래서, 전국 물류망 안정을 위해서라도 화물차 운전자 등 산업용 경유 소비자에게는 추가 보조금 지급 등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앵커멘트 】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영상편집: 박찬규
그래픽 : 유영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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