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법률상 절차적 미비 확인돼 지급 보류한 것, 법적 판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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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지훈 전 카카오 대표(왼쪽)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 사진 = 연합뉴스 |
임지훈(42) 카카오[035720] 전 대표가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56) 이사회 의장과 카카오벤처스(이하 카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수백억 원에 이르는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약속했으나 지키기 않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양 측은 암호화폐 가치 급등에 따른 공로, 성과를 두고 각자 생각하는 적정 보수 및 절차에 대한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5일 법조계,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임 전 대표는 최근 김 의장과 카벤을 상대로 5억 원 규모의 약정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5억 원은 임 전 대표 측에서 소 제기를 위해 우선 설정한 금액입니다. 실제 주장하는 액수는 최대 88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임 전 대표는 최근 청산된 카벤 1호 펀드와 관련해 카카오가 정당한 보수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임 전 대표는 지난 2012년 김 의장과의 인연으로 카카오의 벤처 전문 투자 회사인 카벤의 초대 대표를 지냈습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임 전 대표는 2015년 1월 성과급(우선 귀속분)의 70%를 받는다는 내용의 성과 보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합의는 같은 해 12월 다시 조정돼 우선 지급하기로 한 보상의 70%를 44%로 낮추고, 대신 '근무 기간 상관없이 성과급을 전액 지급한다'는 조건의 계약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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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벤처스. / 사진 = 카카오벤처스 홈페이지 |
임 전 대표가 운용한 펀드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투자했습니다. 이후 가상화폐 '붐'이 일면서 소위 '대박'이 났습니다. 펀드는 2013년 두나무 주식 1000주를 2억 원에 사들였고, 이 주식 가치는 8년이 지난 지난해 말 기준으로 2조 원으로 평가 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펀드 운용사 카벤의 수익도 3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2018년 임 전 대표는 카카오에서 물러났고, 1호 펀드는 지난해 12월 청산됐습니다.
임 전 대표는 펀드 청산에 앞서 카벤으로부터 '현금 29억여 원, 현물 두나무 주식 12만1106주'의 성과 보수를 지급받을 것이라는 정산 내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카카오 내부에서 본 두나무의 기업 가치는 주당 50만 원입니다. 이로써 임 전 대표가 받을 성과 보수는 최소 600억 원이 넘을 것이란 추정입니다.
하지만 카벤 측은 올해 초 임 전 대표에게 "성과급 지급이 어렵다"는 통보를 전했습니다. 이에 임 전 대표 측에서 "약속한 성과급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임 전 대표 측은 "임 전 대표 덕분에 카카오와 카벤이 큰 이익을 거둬놓고 정당한
카카오 측은 "성과급 부여와 관련해 법률상 절차적 미비가 확인돼 지급을 보류했다"며 "성과급의 유효성과 (지급) 범위에 관한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선 양 측이 펀드 설정 당시 성과보수와 관련한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지 못한 탓에 이견이 생긴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