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향초브랜드인 양키캔들의 방향제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된 유해성분이 나왔다.
25일 JTBC에 따르면 양키캔들의 자동차방향제 프레그런스 스피어스의 미드썸머나잇향과 클린코튼향에서 클로로메틸아소티아졸리논(CMIT)이 검출됐다. CMIT는 미생물이 증식하지 않도록 돕는 살균보존제로 피부 알레르기와 폐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생활화학제품 함유 금지 물질로 지정됐다. 동시에 공식적으로 신고를 접수한 피해자만 6800명에 달하는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있던 성분이기도 하다.
온라인쇼핑몰, 해외직구대행 등을 통해 이 자동차방향제를 구입한 소비자는 7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환경부 산하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월 이 자동차방향제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자 수입·판매금지와 리콜 명령을 내렸다. 환경청의 조치에 불복한 수입업체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행정처분 집행정지를 요청했다. 그러다 최근 재판부가 청구를 기각하면서 판매업자들이 두 달이 지난 지금에서야 소비자들에게 이메일을 발송해 그 사실을 안내하게 된 것이다.
수입업체는 "처음 미국에서 수입할 때 진행했던 검사에서는 유해성 문제가 없었는데 이번에 검출이 됐다"며 "리콜과 환불을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수입업체는 제품 회수 명령을 이행하면서 환경청과의 소송을 이어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양키캔들 한국 본사 관계자는 "리콜 대상이 된 제품은 한국 본사의 공식 제품이 아니다"라며 "한국 본사는 이미 3년 전부터 이 제품의 판매를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란 옥시레킷벤키저, 애경산업, SK케미칼,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이 제조·판매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사망자와 환자가 나온 참극이다. 지난 1990년대부터 대중화됐던 가습기살균제는 지난 2011년 네 명의 임산부가 같은 증상으로 사망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보건복지부는 역학조사를 실시해 가습기살균제에서 폐세포 손상을 확인했다.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수사에 나서 CMIT와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메틸아소티아졸리논(MIT)을 원료로 사용한 책임자들을 기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사태가 수면 위로 드러난 지 십여년이 지난 현재 다양한 해석을 두고 기관과 기업, 유족과 기업 간의 법정 공방이 치열한 상황이다.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 규모는 제품사용자 850만명, 건강피해자 95만명, 사망자 1만명 등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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