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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조합원들이 `기름값 폭등에 따른 화물노동자 대책마련 촉구 화물연대 기자회견`을 열고 청사 담벼락에 화물연대 요구사항이 담긴 피켓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화물연대)는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국내 유가 상승에 관한 정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2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2001.96원, 경유는 1917.27원으로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차는 84.69원에 불과하다. 평소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200원가량 낮게 책정됐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눈에 띄는 수치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경유 가격이 2000원 선을 뛰어 넘어 그 격차는 더욱 줄어든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경유가 휘발유의 평균 가격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도 나온다.
휘발유보다 저렴했던 경유까지 휘발유 가격과 비슷해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서민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모습이다. 특히 경유차를 주로 이용하는 운수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화물업계는 평균 운송료 30% 이상을 유류비로 지출한다.
화물연대에 따르면, 작년 3월와 비교해 카고형 화물차 중 12t 이상 화물차 한달 유류비가 약 175만원 증가했다. 유류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5t 이하 화물차도 한달 유류비 지출이 64만원 늘었다. 대형인 25t 화물차의 유류비는 250만원이나 급증했다.
국내 경유 가격이 급상승한 이유는 유럽 내 경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유럽 내 이동량이 줄어들자 현지 정유업계에서 경유 생산을 줄인 탓이다. 이에 유럽 내 경유 재고는 최근 5년 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로 경유 수급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는 점도 작용했다. 유럽은 보통 20~60%의 경유를 러시아에서 수급해왔다. 러-우 사태로 수급 길이 막히면서 유가 인상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여기에 탄소중립 흐름에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이동량이 줄면서 유럽 정유업계는 경유 생산량을 줄여 경유 재고량도 떨어지고 있다.
유류세 인하 혜택 폭 차이도 경유와 휘발유 가격 차이를 좁혔다. 작년 11월 시행된 유류세 인하 조치로 유류세 20%가 할인되고 있는데, 경유는 휘발유보다 유류세가 적어 할인 폭이 낮다. 현재 휘발유 유류세는 ℓ당 820원, 경유는 582원이다. 휘발유는 ℓ당 164원을 할인받지만, 경유는 ℓ당 116원을 할인받게 된다. 경유의 유류세 인하 가격이 휘발유보다 48원 적은 셈이다. 경유는 가격 구조에서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고, 공장도 가격이 높다.
문제는 공급 불안에 따른 국제 경유 가격 고공행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폴란드와 발트해 연안 국가를 포함한 소수 회원국만 러시아산 에너지 금수조치를 추진해왔다. 그런데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독일도 동참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7.12% 상승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경유 소비량의 60%를 러시아에서 수입하는데 러시아 사태로 공급 불안 문제가 발생했고, 이에 따라 국제 경유 가격이 뛰었다"며 "이런 추세라면 국제 경유 가격이 다시 뛸 가능성도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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