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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광산기업 노르니켈의 니켈 광산 전경.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21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올해 초 니켈 가격은 톤당 2만730달러에서 이달 7일 4만2995달러까지 치솟았다. LME는 8일 니켈 가격이 장중 10만달러를 넘어서자 16일까지 거래를 중단했고, 17일 거래 제한폭을 정한 후 장을 다시 열었다. 가장 최근 거래일인 18일 니켈 가격은 18일 약 3만달러대로 떨어졌다.
업계와 외신은 니켈 가격이 오른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의 무역제재로 러시아 기업의 니켈 수출이 막힐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반영됐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세계 최대 광산기업인 러시아 노르니켈이 작년에 생산한 니켈만 19만3006톤으로 이는 전 세계 니켈 생산량(270만톤)의 약 7%에 해당한다.
다른 이유는 중국 최대 스테인리스강(STS)·니켈 생산 업체인 청산그룹의 선물 거래로 인한 영향이다. 앞서 니켈 가격 하락에 큰 돈을 베팅한 칭산그룹이 최근 니켈 가격이 올라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자 이를 막기 위해 니켈을 대량 사들이면서 가격 상승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CNBC는 최근 미국의 상황에 대한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 전쟁이 끝나도 니켈 공급 부족 사태가 지속될 여지가 많다고 전망했다. 전기차 시장 확대로 배터리 부문의 니켈 수요가 늘어나는 데 반해 신규 채굴 사업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 생산되는 니켈의 대부분은 철강 분야에서 스테인리스강 제조에 사용되고 일부만 배터리 제조에 쓰인다.
원자재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 수석 고문인 마크 베버리지는 "배터리 분야의 니켈 수요가 전체의 10%를 약간 넘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이 비율은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0~15년 정도 후면 배터리 부문 니켈 수요가 50% 이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배터리 업계가 양극재의 90%가 니켈로 이뤄진 하이니켈배터리 개발에 집중하는 것도 니켈 수요를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CNBC는 이에 비해 배터리용 고순도 니켈을 채굴하기 위한 광산 프로젝트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배터리 제조에는 니켈 함유량이 99%가 넘는 클래스1(Class1) 니켈이 쓰인다. 이는 주로 황화광을 열로 녹여 불순물을 없애는 건식제련을 거쳐 얻는다. 미국은 주로 캐나다, 노르웨이, 호주, 핀란드에서 조달하는데 미국 현지에서 유일하게 황화광을 채굴하고 있는 미시간주 이글광산은 2025년 폐쇄될 예정이다.
순도 99% 미만인 클래스2 니켈은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 주로 채굴되는 산화광을 제련해 얻어진다. 산화광은 지표 근처에 매장돼 있어 채굴이 쉬운 대신 순도를 높이려면 고온·고압의 정제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이 늘어난다.
이런 이유로 CNBC는 니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황화물 광산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도 광산 개발로 인한 지하수 오염 등 환경 문제로 허가가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예로 미네소타주는 지난 2005년 미국 광산업체 폴리멧마이닝이 허가를 요청한 구리·니켈 광산에 대한 환경 평가를 시작했는데 17년이 지난 현재까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
미국 광산업체 탈론메탈도 호주 리오틴토와 함께 미네소타주에 타마락광산을 개발해 2026년부터 니켈 채굴을 시작할 계획이지만, 아직 정부 허가를 얻지 못했다. 탈론
CNBC는 "탈론메탈이 환경단체의 반발과 허가 지연에 직면하면 테슬라와의 거래는 무효가 될 수 있다"며 "2026년까지 광산이 가동되지 않으면 자동차 제조업체는 거래에서 손을 뗄 수 있다"고 전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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