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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box Series X 게임기(좌측)과 MX4200 공유기(우측)의 모습 |
우리나라에서 인터넷 공유기를 구입한다고 하면 대개 국산 제품인 아이피타임(ipTIME) 공유기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전세계로 눈을 돌려보면, 아이피타임 이외에도 넷기어·링크시스·에이수스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공유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한 때 이들 기업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해외 직구'를 해야만 했으나, 현재는 많은 업체가 국내에도 정식 수입을 하고 있어 제품 구입 및 관리가 쉬워졌습니다. 저도 예전에 에이수스의 RT-AC68U라는 공유기를 구입하기 위해 해외 직구를 했던 적이 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국내에 정식 수입이 시작된 기억이 납니다.
이번에 제가 사용해 본 링크시스 MX4200도 아이피타임 공유기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외산 공유기 중 하나입니다. 디자인은 마치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기인 Xbox Series X에서 색깔만 흰색으로 바꾼 듯한 모습을 띠고 있네요. 내부적으로 9개의 안테나가 있지만, 외부에 드러나는 안테나가 없어 전반적으로 깔끔한 느낌을 줍니다. 세로로 긴 형태이기 때문에 공간을 적게 차지하고, 위에 통풍구가 있어 열 방출이 잘 된다는 게 장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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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앱을 통해 설정을 진행하는 모습 |
제품 설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할 수 있습니다. 하단에 적힌 와이파이 이름(SSID)과 비밀번호를 이용해 접속한 뒤, 앱을 실행하면 설치가 진행됩니다.
빠르고 안정적인 인터넷 연결이라는 공유기 본연의 역할은 매우 잘 수행하는 편입니다. 제가 거주하는 30평대 아파트의 끝에서 끝까지 무선 신호가 닿았고, 인터넷 속도도 유·무선 상관 없이 통신사에서 지원하는 최대 속도(100Mbps)가 나왔습니다. 대개 인터넷 속도를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스피드테스트(Speedtest)나 패스트닷컴(fast.com)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제품 같은 경우에는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인터넷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이 내장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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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유기를 홈킷과 연동한 모습 |
링크시스 앱을 사용하면 부모가 아이의 인터넷 사용 시간을 통제할 수 있는 '부모 통제 기능', 집에 손님이 방문했을 때 이들을 위한 별도의 와이파이를 만드는 '게스트 네트워크' 기능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Zoom, Microsoft Teams와 같은 영상 통화 앱에 우선 순위를 부여해 보다 안정적으로 통화를 할 수 있게 하거나, 특정 기기를 다른 기기보다 우선시해 인터넷 속도가 느려지지 않게 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온라인 게임을 할 때 해당 기기를 1순위를 놓는 식으로 해서 중간에 게임이 끊기지 않게 하는 식이죠. 이외에 포트 포워딩, MAC주소 기반 와이파이 연결 제한 등 고급 기능도 지원한다. 다만 VPN이나 DDNS 기능이 없다는 점이 상당히 아쉽습니다.
이 제품의 한 가지 특징적인 부분은 애플의 홈킷(HomeKit)을 지원한다는 점입니다. 현재 국내 판매 중인 개인용 공유기 중 홈킷과 애플TV+를 지원하는 제품은 MX4200이 유일합니다. 처음 이 제품이 출시될 때에는 해당 기능이 없었지만, 지난해 5월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능을 써보려면 공유기 관리 페이지나 앱을 통해 'Apple Home 통합'을 누르면 됩니다. 홈킷 연동을 한다고 해서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홈킷 연동이 되어 있는 액세서리와 통신할 때 보안이 강화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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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크시스 앱에서 외장 하드디스크에 문제가 있다고 나오지만(왼쪽), 아이폰 앱 nPlayer로 SMB 접속을 해보니 정상적으로 이용되는(오른쪽) 모습 |
제품에 USB 포트가 달려 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합니다. USB 포트에는 각종 외장 하드디스크를 연결해 해당 디스크를 일종의 무선 하드디스크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평소 자주 사용하는 파일을 하드디스크에 넣어 두고 공유기에 연결하면 어디서나 이 파일을 열어볼 수 있는 것이죠. 링크시스는 공식적으로 외장 하드디스크의 용량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기자가 사용하는 도시바 Canvio Ready 4TB 하드디스크를 연결했을 때 별다른 문제 없이 잘 작동했습니다. 비록 공유기 관리 페이지에서는 해당 디스크를 인식할 수 없다고 나오지만, 윈도우 탐색
기에서 \192.168.1.1로 접속해보니 하드디스크에 넣어 두었던 파일이 모두 나타나네요. 다만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공유기와는 달리 SMB 프로토콜만 지원하고 FTP는 지원하지 않아, 본인이 사용하는 기기가 SMB를 지원하는지는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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