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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건설기계 생산 34t급 굴착기. [사진 제공 = 현대제뉴인] |
19일 재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기계 기업들이 2010년대 중국시장서 공격적 수출을 펼치다 돈을 떼여본 데서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라며 "신용도가 우량한 매출처가 아닌 경우에는 반드시 선입금을 받은 뒤에 수출을 발주한다"고 설명했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영업이익은 2010년 5293억원에 달했다. 그랬던 것이 2012년 537억원으로 10% 수준으로 급감했고 급기야 2013년에는 영업손실 195억원, 2015년에는 영업손실 1430억원을 나타내며 손실이 누적되기 시작했다. 다행히 2016년부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는 1907억원 흑자를 나타내고 있다.
자매사인 현대건설기계의 경우 2017년 현대중공업 건설장비 사업부문이 분할 설립된 경우로 해당 시기 구체적 실적은 나와있지 않다. 하지만 한국조선해양의 2015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건설장비 부문에서 2015년 영업손실 1162억원을 기록했다고 적시돼 있다. 건설장비부문은 2013년까지만 해도 1942억원 흑자를 내던 알짜 사업부였다.
2015년 건설기계 시장에서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 배경에는 중국의 급격한 경기하강이 있었다. 2015년 6월 상하이지수는 사상 최고인 5178.19를 기록했다. 하지만 불과 두 달만인 같은해 8월 지수 3000선이 무너지는 대폭락 장세를 연출했다.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세를 보일 조짐이 보이자 주식시장이 먼저 반응했고 실제 중국발 경기하강으로 세계경제가 동반 침체에 빠졌다. 이같은 경기하강으로 우리 건설기계 주요 수출시장이었던 중국 기업들은 일제히 무너져내렸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 규모가 압도적으로 큰 시장성 때문에 건설기계사들이 '선 수출, 후 입금'이라는 외상 매출을 과도하게 늘렸었다"며 "막상 경기하강이 본격화되자 곳곳에서 물건은 납품했는데 대금은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됐고 때문에 건설기계사들이 일제히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뉴인 산하 건설기계사들이 "외상 사절"을 내걸게 된 사연이다.
지난해 분사 이후 사상 최대인 영업이익 1607억원을 기록한 현대건설기계는 러시아에서 지난해에만 1500여대 건설장비를 판매했다. 하지만 이
현대제뉴인 관계자는 "러시아 수출 관련 대금 미결제 리스크는 없었다"면서 "향후 러시아향 매출이 일부 타격을 받을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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