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완성차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불신이 깊은 중고차 시장에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데, 민경영 기자와 분석해보겠습니다.
【 질문1 】
중고차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한 거잖아요?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요?
【 답변 】
중소벤처기업부 산하에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라는 게 있습니다.
여기서 특정 업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 대기업이 해당 업종에 진출할 수 없는데요.
위원회에서 어제(17일) "중고차 판매업은 생계형 적합업종이 아니다" 그러니까 "대기업이 진출할 수 있다"고 인정한 거죠.
중고차 판매업에 소상공인이 적고 영세하지 않다는 점, 대기업이 진출하면 소비자 이익이 증대될 것이란 점에서 이런 판단을 내렸습니다.
【 질문1-1 】
하지만 시장 상황이 급박하게 달라진 건 아니잖아요?
갑자기 생계형 적합업종 미지정이 된 감이 있습니다.
【 답변 】
네, 2013년부터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이 돼 있었는데, 2019년 기간 만료 후 계속 논의를 이어 온 겁니다.
원래는 2020년 5월에 결론을 냈어야 했는데 2년이나 더 끈거죠.
양측의 입장 차가 첨예했다는 게 이유인데, 일각에서는 시기적으로 대선이 끝나자마자 이렇게 결정이 나왔다는 건, 그동안 다소 정권 눈치를 본 게 아니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 질문2 】
기존 중고차 업계의 반발이 심할 것 같은데요.
【 답변 】
기본적으로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시장에 진입하면, 중소형 업체들이 고사하고 중고차 값이 뛸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허위매물 등 중고차 시장의 불투명성 역시 완성차 업체가 들어오지 않아도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 인터뷰(☎) : 지해성 /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사무국장
- "자동차관리법 일부 개정 법률안들이 국회에 많이 계류 중이에요. 그런 부분들이 이제 빨리 처리가 되면 허위 매물 같은 것이 많이 없어질 겁니다."
심의위 역시 앞으로 사업조정심의회를 열어 이런 문제를 추가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 질문3 】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한 부분일 텐데, 그래서 현대차는 언제부터 중고차를 판매하는 겁니까?
【 답변 】
현대차는 이미 지난 7일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는데요.
지금 당장은 어렵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정부가 후속 논의를 하겠다고 했고, 지난 1월에는 심의 결과와 상관없이 현대차에 중고차 사업 개시를 일시 정지하라고 권고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대차가 이미 부지까지 확보하는 등 절차를 어느 정도 밟고 있어서 빠르면 올해 상반기에 가능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현대차와 기아뿐만 아니라 르노코리아, 한국GM, 쌍용차 등도 중고차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질문4 】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매매를 개시한다면 전망은 어떤가요?
【 답변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여건이 아주 좋습니다.
이달 초 실시한 소비자 설문 조사에서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진출에 대한 긍정 답변이 부정보다 16%포인트 높았습니다.
그리고 해외 완성차 업체는 이미 '인증 중고차'라고 해서 직접 중고차 판매를 하고 있었거든요.
지난 5년간 국내 전체 중고차 판매가 5.6% 늘었는데, 해외 인증 중고차 판매는 2배 가까이로 늘었습니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는 뜻이죠.
또 최근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 인도가 어려워지면서 중고차 인기가 높아진 점도 호재입니다.
현대차는 우선 5년 미만, 주행거리 10만km 이내의 자사 브랜드만 취급하겠다는 방침인데요.
기존 업계의 반발을 고려해 2024년까지 시장 점유율은 5.1%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민경영 기자 business@mbn.co.kr]
영상취재: 안석준 기자
영상편집: 최형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