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미니 일렉트릭 [사진출처=미니] |
레이싱카 빰치는 '고카트(경주용 소형차) 미니'가 전기차로 진화한다는 소식에 일부 미니 마니아들은 실망했다.
'프리미엄 소형차 아이콘' 미니만의 통통 튀는 매력을 전기차로는 실현하기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다. 요즘 출시되는 전기차의 절반 이하에 그친 1회 충전주행거리도 실망스러웠다.
![]() |
↑ 미니 일렉트릭 [사진출처=미니] |
여전히 판매돌풍을 인정하지 않는 목소리가 들렸다. '미니'다운 고카트 성능보다는 아직도 외모 때문에 사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 많던 미니를 '별 기대감 없이' 타봤다. 시승 소감을 한 줄로 정리하면 "뒤통수 맞았다"이다.
전기차 흉내를 낸 수준이 아니라 전기차의 장점을 미니에 고스란히 적용해 더 미니다워졌기 때문이다.
![]() |
↑ 미니 일렉트릭 [사진출처=미니] |
장식으로 변한 라디에이터 그릴의 테두리에 미니 고유의 육각형태 라인을 적용했다. 내부에는 블랙 하이글로스 하우징을 장착한 원형 LED 헤드램프를 적용했다.
17인치 휠은 작은 사각형 3개와 기다린 직사각형 1개로 구성된 '십자가' 형태다.
기존 미니와 구별하기 위해 악센트도 줬다. 앞뒤 엠블럼과 사이드미러 캡에는 순수전기 모델을 상징하는 '옐로우' 색상을 적용했다. 또 에너제틱 '옐로우 S' 엠블럼을 그릴에 부착했다. 친환경을 상징하는 파랑이나 초록 대신 노랑으로 차별화했다.
실내도 외관처럼 기존 미니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일렉트릭 상징 색상인 옐로우를 시동버튼과 기어노브에 적용해 차별화했다.
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터치스크린 기능을 포함한 8.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무드등 역할을 하는 엠비언트 라이트로 세련미와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강조했다.
![]() |
↑ 미니 일렉트릭 [사진출처=미니] |
미니 일렉트릭은 '클래식'과 '일렉트릭' 2가지 트림으로 나온다.
클래식 트림에는 후방 충돌 경고, 앞좌석 열선 시트, 후방 카메라 등의 안전·편의사양과 함께 애플 카플레이 무선 연결 기능이 기본 제공된다.
상위 트림인 일렉트릭에는 정면 충돌 경고 기능, 보행자 접근 및 차선 이탈 경고 기능 등을 포함한 안전 사양인 드라이빙 어시스턴트가 적용된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헤드업 디스플레이, 주차 보조 어시스턴트 등 고급 편의 사양도 추가됐다.
전장x전폭x전고는 3850x1725x1430mm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495mm다. 전기모터 출력은 184마력, 최대토크는 27.5kg.m, 제로백(시속 0→100km 도달시간)은 7.3초다. 리튬이온 배터리 용량은 32.6kWh, 복합전비는 4.5km/kWh다.
논란이 된 1회 충전주행거리는 159km다. 400km를 넘는 전기차들이 나오는 상황에서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
![]() |
↑ 미니 일렉트릭 [사진출처=미니] |
저·중속에서는 조용하면서도 부드럽게 움직인다. 노면이 고르지 못한 도로를 지날 때 밑에서 올라오는 자잘한 충격이 적다. 과속방지턱도 기존 미니보다 매끄럽게 넘어간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정체구간에서는 회생제동을 '높음'으로 선택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필요 없이 원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회생제동 '낮음'의 감속 반응은 다른 전기차보다 좀 더 강한 편이다. 회생제동을 3단계로 설정한 다른 전기차의 '중간'에 가깝다.
가속 즉시 높은 토크를 발휘해 순간 치고 나가는 전기차 특성을 반영, 고속에서는 고카트 성향이 더 강해졌다.
![]() |
↑ 미니 일렉트릭 [사진출처=미니] |
달리는 맛은 기존 미니보다 더 재밌다. 무엇보다 코너링이나 차선 변경 때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중·고속에서 지그재그 구간을 통과할 때도 불안감이 들지 않았다.
소음·진동도 적은데다 시트도 몸을 안정감 있게 잡아줘 기존 미니의 단점이었던 불편한 승차감이 개선됐다. 달리는 재미는 만끽하지만 통통거려 타고난 뒤에는 몸이 욱신거렸던 기존 미니의 단점이 사라졌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스티어링휠에 장착된 버튼을 통해 번거롭지 않고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 차선을 비교적 잘 유지하고 앞차도 잘 따라간다. 괜찮은 수준이다. 운전 피로를 더 줄여준다.
![]() |
↑ 미니 일렉트릭 [사진출처=미니] |
기존 미니의 디자인과 고카트 유전자에 전기차 특성을 반영, 더 미니답게 진화했다. '진짜 미니'로 거듭났다.
디자인과 달리는 재미로 판단한다면 '반쪽 주행거리'는 문제되지 않는다. 급속 충전하면 35분 정도에 80%까지 충전된다. 종종 장거리 주행을 해야 하는 퍼스트카로 쓰기에는 문제가 있다. 대신 도심 출퇴근용이나 근거리 나들이용, 세컨드카로서는 충분하다.
![]() |
↑ 미니 일렉트릭 [사진출처=미니] |
가격은 클래식 트림이 4560만원, 일렉트릭 트림이 4990만원이다. 국고 및 지방자치체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3000만원 중반~4000만원 초반대다. 기존 미니 쿠퍼 시리즈(3930만~4560만원)보다 저렴
서울 거주자가 클래식 트림을 구입한다면 국고 보조금 572만원과 지자체 보조금 163만원을 지원받는다. 최종 구입금액은 3825만원(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3.5% 적용)이다. 전라북도 전주 거주자는 지자체 보조금 654만원을 지원받아 3334만원에 살 수 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