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대표 5명 중 4명은 전문경영인

대기업 대표이사 중 오너 일가는 줄고 전문경영인 비중은 커지고 있다. 특히 재무·회계 분야에 역량을 갖춘 전문경영인이 최근 10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글로벌 업황이 저성장 국면인 상황에서 기업들이 안정적인 재무 관리를 중시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12~2022년 국내 500대 기업 중 조사가 가능한 411개 기업의 대표이사 출신을 조사한 결과, 올해 총 563명의 대표이사 중 오너 일가 출신은 16%, 전문경영인 출신은 84%로 집계됐다. 오너 일가 출신은 2012년 147명(26%)에서 올해 90명으로 줄었고, 전문경영인 출신은 418명(74%)에서 473명으로 늘었다.
업종별로는 건설·건자재(-10명), 석유화학(-9명), 유통(-7명), IT전기전자(-6명), 철강(-6명) 등 13개 업종에서 오너 일가 출신이 감소했다.
건설·건자재 업종의 경우 한화건설, 부영주택, 태영건설, 한진중공업, DL, 한라, 유진기업, 신영, 제일건설 등 9개 기업이 2012년 오너 일가 경영체제에서 현재 전문경영인 경영 체제로 전환돼 운영되고 있다. 석유화학 업종에선 한화, 금호석유화학, 코오롱인더스트리, SK이노베이션, SKC, 이수화학 등 6개 기업이 현재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철강 업종도 LS니꼬동제련, 영풍, 세아베스틸, KG동부제철, 고려제강, 대한제강 등 6개 기업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탈바꿈했다.
전문경영인 출신으로는 재무·회계 담당이 2012년 34명에서 올해 73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글로벌 업황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이 신사업 등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안정적인 재무 관리에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을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2~3세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과정에 대비한 포석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영업·마케팅·유통 출신 전문경영인은 108명에서 123명으로 늘었고, 생산관리 출신은 12명에서 21명으로 늘어났다. 반면 경영총괄 출신 전문경영인은 102명에서 75명으로, 연구·기술 출신은 101명에서 99명으로 각각 줄었다.
[문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