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비상이 걸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망 불안, 물류 대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주가가 맥을 추지 못하는 데다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기능 논란 등 악재에 겹치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경영진이 직접 최근 일어나고 있는 상황과 경영 실책에 대해 사과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주총이 16일 열리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과 사외이사와 사내이사,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중요한 안건들이 상정된다. 이중 가장 주목해야 할 안건은 사내 이사진 선임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과 노태문 MX사업부장,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이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인데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주총에 앞서 주요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행사한다고 공시했다. 경계현 부문장과 박학규 사장의 신규 선임에 대해선 "기업 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김한조·김종훈 후보는 "주주 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것을 반대 사유로 제시했다. 물론 대주주 지분율로 보면 국민연금이 반대했다고 선임이 무산될 가능성은 낮다.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작년 말 기준으로 8% 남짓에 불과하다. 최대 주주는 삼성생명으로 8.75%를 보유하고 있으며 블랙록펀드어드바이저와 삼성물산의 지분율이 각각 5%가량이다.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노태문 MX사업부장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많아 변수가 될 수 있다. 갤럭시 S22의 GOS 기능에 대해 사용자들은 배신감을 가지고 있다. GOS 기능은 장시간 게임할 때 소요되는 전기와 발열을 줄이기 위해 스마트폰의 성능을 강제로 조절하는 시스템 애플리케이션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배터리의 수명을 길게 하고 과열로 인한 폭발을 방지하기 위해 이 기능을 넣었다고 하지만 성능 저하를 미리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질책을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와 관련한 표시광고법 위반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영향을 주는 사실이나 내용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방법으로 표시·광고를 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일부 소비자는 집단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고객들에게 사과하며 "GOS 기능을 우회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이런 사태가 발생한 책임을 물어 주총에서 노태문 부문장의 선임에 반대 표를 행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대하지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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