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모래 210ℓ 사고 추천?…"쿠팡, PB상품 리뷰 조작" 신고

↑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쿠팡 PB 제품 리뷰 조작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커머스 쿠팡이 직원들을 동원해 자회사 제품의 후기를 쓰게 하고 경쟁사 제품의 후기를 조작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시민단체가 쿠팡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로 했다.
참여연대 등 6개 시민단체는 15일 오전 참여연대 지하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한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쿠팡과 씨피엘비는 지난해 7월께부터 직원들에게 아무런 대가도 지급하지 않은 채 조직적으로 해당 상품 후기를 작성하도록 했다"며 "후기 조작으로 PB상품 노출 순위가 상승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1월부터는 기존에 표시하던 '쿠팡 또는 계열회사 직원이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라는 문구 및 '쿠팡체험단이 작성한 후기'라는 표시조차 하지 않은 채 소비자를 가장한 직원들을 동원해 허위 후기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표시광고법 위반이라고 부연했다.
단체들이 지적한 쿠팡의 PB상품은 씨피엘비가 출시한 곰곰(식품), 코멧(생활용품), 탐사(반려식품), 캐럿(의류), 홈플래닛(가전) 등 16개 브랜드의 4200여개 품목이다.

↑ [사진 제공 = 참여연대]

단체들에 따르면 쿠팡의 한 PB상품에 베스트 상품평을 작성한 리뷰어 5명은 지난해 7월부터 이달 9일까지 마스크, 안전장갑, 티타늄 식도, 고양이 모래, 에그팬, 36W 고속충전기, 45W 고속충전기, 탁상시계 등 같은 상품을 동일하거나 비슷한 날짜에 구매했다.
단체들은 "올해 1월 10일부터 3월 7일까지 31개 PB상품을 구매한 A씨의 구매내역"이라며 " PB상품에 대해서만 31개 상품평을 작성했으며 모두 5점 만점"이고 "첫구매 시 '칼이 너무 좋다'며 '무뎌지면 재구매하겠다'고 후기를 작성한 지 일주일 만에 동일한 티타늄 식칼을 재구매했다"고 사례를 제시했다.
이어 A씨가 "올해 1월 17일부터 2월 28일 사이 무려 5회에 걸쳐 600매의 마스크를 구매한 후기를 남겼다"며 "올해 1월 17일부터 2월 23일에는 38일간 무려 210ℓ의 고양이 모래를 구매했다. 통상 고양이 1마리가 30일에 5ℓ가량을 사용한다는 점에 비춰보면 이는 극히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단체들은 "오늘 이뤄지는 공정위 신고는 플랫폼의 독과점 지위를 이용한 자사상품 우대 등 행위를 규제할 '플랫폼 독점 및 불공정 방지법'의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국회에 계류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시민단체는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녹색소비자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쿠팡 시장침탈저지 전국자영업 비상대책위원회 ▲한국소비자연맹 ▲한국 YMCA 전국연맹 등이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