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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직장인 김모(29)씨는 지난 13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려다 결국 포기했다. 2만원가량의 최소주문금액이 없는 가게를 찾기도 어려웠는데 배달 수수료가 음식값의 절반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외식업계가 배달 수수료에 대한 각종 프로모션에 나섰음에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냉랭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주요 메뉴 할인이나 배달비 할인 쿠폰 등이 제공되고 있다지만, 배달비 도입 전보다는 총액이 비싸다는 지적이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오는 16일 교촌 주문앱에서 치킨류 모든 메뉴를 2000원 할인하는 '교촌 수(水)퍼데이' 행사를 진행한다. 오후 5시부터 8시 사이에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2000원 할인을 제공해주는 타임 세일 행사다.
치킨류 가격이 대개 2만원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할인율은 10% 남짓이다. 저렴하게 치킨을 시킬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결제 단계에서 배달비 3000원이 더해져 최종결제금액은 '치킨값+1000원'이 되기 때문이다.
앞서 교촌치킨은 지난해 11월부터 이 행사를 매달 시행해왔다. 자체 앱 활성화와 충성고객 확보를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는 게 교촌치킨 측 설명이다. 반면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 손상과 판매 부진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배달비'라는 개념이 자리 잡은 건 지난 2018년 5월 교촌치킨이 '배달비 2000원'을 공식화하면서부터다. 기존에도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나 사업장 상황에 따라 받는 곳이 일부 있었지만, 기업 차원에서 공식화한 건 교촌치킨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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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일례로 배달의민족은 내달 12일부터 배달 기사에게 지급하는 '배달료' 산정기준을 '직선거리'에서 '이동 경로'로 변경키로 했다. 지도상 거리가 아닌, 실제 이동 거리에 따라 플랫폼이 수수료를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배달 기사가 골목길을 따라 실제 이동한 거리만큼 플랫폼의 출혈이 늘어나면 자영업자나 소비자 부담금도 덩달아 오르기가 쉽다. 배달비와 관련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비자들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 1월 실시한 '배송·배달 서비스 관련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2000명 중 53%가 '(현행 배달비가)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소비자들이 몰린 온라인 카페나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와 관련, 다양한 대안이 논의되고 있다. 포장 주문과 더불어 대표적인 대안은 포장 주문과 '배달공구'다. '배달공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지역사회 기반 앱을 통해
최근 배달주문을 끊고 포장주문에만 나서고 있다는 소비자 최모(31)씨는 "최종결제금액을 생각하면 결국 조삼모사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실적으로 아예 안 먹긴 어려우니 가능하면 앞으로는 모두 포장주문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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