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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자 한성식품 대표. |
김순자 한성식품 대표가 명인·명장 반납 의사를 표했고 해당 논란의 시발점이었던 자회사 효원은 폐업을 결정했지만 소비자 지탄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성식품은 지난 7일 충북 진천군에 효원 폐업 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21일 효원의 김치 제조 위생문제가 불거진 후 공장을 폐쇄한지 약 2주 만이다.
효원 직원들은 한성식품 본사 등으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부천, 서산, 정선 등 한성식품이 운영하는 직영공장으로의 조정도 고려 중이다.
이어 지난 9일에는 김순자 대표가 김치 명인에 이어 명장 자격을 반납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애초 명장 자격 반납 의사를 밝혔다가 한차례 번복했으나, 비판 여론이 거세진 이후 다시 반납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한성식품 측은 "김 대표가 고용노동부에 명장 지정 취소 의사를 재차 표명했다"면서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고 있으며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전 직원들과 함께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논란 직후 사과문에서도 "자체정밀점검과 외부 전문가의 정밀진단을 신속히 실시해 의혹과 부끄러움이 없게 하겠다"며 "위생 및 품질관리체계에 대한 재정비와 생산체계혁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소비자 반응은 싸늘하다. 평소 품질을 인정받아온 명인 김치이기에 배신감이 더욱 컸다.
실제 한성식품 김치는 국내 주요 홈쇼핑, 대기업 급식업체, 서울 종합병원, 유명 리조트 체인 등에 납품돼왔다. 고급화 전략을 취하는 마켓컬리 역시 지난해부터 자체상표 '컬리스'의 김치 제조를 한성식품에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홈쇼핑의 경우 김치품목의 매출이 매년 상위 5위 내에 들어가고, 이 가운데 한성식품 김치가 상위권에 올라 있었다. 한성식품은 홈쇼핑과 온라인 채널을 통해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홈쇼핑 업체들은 현재 한성식품 김치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환불을 진행 중이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 A씨는 "문제가 된 제조 공장에서 생산된 상품은 판매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요청 고객을 대상으로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환불 현황은 집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한성식품 김치가 시장에서 영구 퇴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식품업계 관계자 B씨는 "일반 소비자들이 홈쇼핑 등을 통해 구매해온 한성식품 김치는 이번에 문제시된 공장과 다른 곳에서 제조됐다"며 "그동안 쌓아온 탄탄한 소비층이 한 번에 무너지지 않을 수도 있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식품 위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자가 많은 만큼 대다수 관계자들은
식품업계 관계자 C씨는 "'먹는 걸로 장난치면 안 된다'는 말이 있듯 식품 위생 이슈는 업계에서도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라며 "한 번 돌아선 소비자 마음을 다시 돌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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