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서 게임을 할 때 성능을 제한한다는 논란을 일으킨 GOS(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 기능에 대해 삼성전자가 SW(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GOS를 끌 수 있는 권한을 소비자에게 주기로 했다.
앞서 GOS 기능 관련 업데이트를 공지한지 6일 만의 일이다. 11일 삼성전자는 공지사항을 통해 "고객 여러분의 마음을 처음부터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총괄하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내부 임직원에게 이번 사태를 빚은 데 대해 사과까지 했다. 다만 지난해 기본앱 광고 논란부터 올해 GOS 성능제한·해킹 까지 연달아 악재가 터지고 있다.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부터 삼성전자는 자급제폰을 시작으로 통신3사 판매 스마트폰까지 순차적으로 GOS 기능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업데이트에는 △게임 실행 시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 제한조치 해제 △게임 부스터 내 '게임 퍼포먼스 관리 모드' 제공 △GOS 해제(off) 우회 앱이 차단되지 않도록 설정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특히 마지막 항목(GOS 우회 시 차단해제)의 경우 소비자에게 GOS를 해제할 수 있다는 권한을 줬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부터 One UI 4.1을 업데이트하며 GOS를 의무화한 것과 대비해 한 발 물러선 모양새다.
GOS란 게임 앱을 실행했을 때 과도한 발열을 막기 위해 초당 프레임 수와 GPU 성능을 조절하는 기능이다. 게이머들 사이에서 이를 두고 "삼성전자가 홍보하는 기기 성능과 달리 게임 성능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현재 6000명이 넘는 이용자들이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민원을 접수하고,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1인당 약 30만원의 손해배상액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GOS 해제 권한을 포함한 SW 업데이트에 이어서, 노태문 사장은 지난 10일 내부 타인홀 미팅서 GOS 개발과정서 내부 소통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사과했다.
내부적으로 발열을 잡기 위해 발열판 설계 강화를 강조하는 의견이 있었지만, 삼성전자 고위급에서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게 삼성 내부 구성원들의 목소리다. 지난 10일 노 사장의 사과 발언 뒤 삼성전자 내부서는 "진작에 개선 의견이 있었는데 경영진에서 소홀히 사안을 다뤘다" "그래도 실무자 잘못으로 몰지 않아서 다행이다" 등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또한 베트남 공장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수원서 설계한 것을 시제품 제작 때 테스트를 제대로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다.
아울러 GOS 논란이 세계로 퍼지면서 글로벌 성능비교사이트인 긱벤치의 경우 화웨이·원플러스 등 중국업체와 더불어 갤럭시폰 일부 모델(S22, S21, S20, S10)을 평가대상에서 제외시키기도 했다.
관심은 다음주 수요일(16일) 예정된 삼성전자 주주총회다. 이날 주총 안건에는 노태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제2-2-2호)이 의결될 예정으로, 일부 소액주주들은 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막겠다며 부결운동까지 벌일 태세다. 실제로 노태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 등에 반대표를 던져 부결시키자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서 퍼지고, 반대표를 던진 '인증샷'도 게재되고 있다.
갤럭시 S22는 노태문 사장이 취임 후 3년차를 맞이하면서 나온 신제품이다. 전임인 고동진 전 사장의 경우 취임 3년차인 2017년 갤럭시S8과 갤럭시노트8 흥행을 이끌며, 그 전 해 벌어진 갤럭시 노트7 발화·단종사태를 극복할 수 있었다.
노 사장의 경우 부임 후 2년 간 갤럭시 S20, S21 모두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성적을 기록해 이번 S22 시리즈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됐다.
다행히 출시 1개월만에 전세계서 전작 대비 2배 이상 높은 사전 판매량을 기록하며, '출시 6개월·판매대수 2000만대' 축포를 쏘아올릴지 여부가 조명되던 터에 GOS 사태가 벌어지면서 흥행 가도에 삼성 스스로 장애를 일으킨 상황이다.
GOS 문제를 초기부터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강하게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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