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방세계 vs 러시아·중국, 신냉전 도래
![]() |
↑ 코카콜라와 펩시의 콜라캔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
우크라이나를 불법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서방세계의 경제 제재가 본격화 된 가운데, 코카콜라도 러시아 내 영업 중단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코카콜라는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의 영업이익이 총 영업이익의 1~2%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코카콜라의 정체성은 단순한 탄산음료를 넘어섭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이 벌이던 냉전 시기, 코카콜라는 1965년 당시 공산권 국가 중 처음으로 불가리아에서 생산됐습니다. 소련의 젊은이들이 톡 쏘는 맛의 콜라에 열광하며 냉전 해소(데탕트 : 긴장완화)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독일 나치의 히틀러는 원래 코카콜라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2차 세계대전 시기, 미국이 참전선언을 하면서 독일 코카콜라 공장으로 가는 원료 수출을 모두 금지시켰습니다. 이에 히틀러는 '독일의 코카콜라'를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과일시럽과 설탕, 탄산을 넣어 만든 '환타'입니다.
러시아에서 사업을 철수 한 건 코카콜라 뿐만이 아닙니다. 펩시콜라, 스타벅스, 맥도날드 등 대표적인 글로벌 식음료 기업들이 앞다퉈 러시아 내 영업중단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 30여년간 이어진 미국 주도의 자유시장주의, 세계화 시대의 '균열'을 의미하는 한 장면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 |
↑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가 러시아에서 영업‧수출입을 모두 중단하기로하자, 러시아 사람들이 자국 내 이케아 매장으로 몰린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로이터 |
냉전체제 해체 이후(1990년 이후),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은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빠르게 통합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제학 원론에 나오는 절대우위(교육 상대국보다 낮은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 개념에 따라 각 나라는 교역을 해왔습니다. 노동비용이 싼 나라로 오프쇼어링(생산시설 외국이전)을 했고, 자원이 풍부한 나라에서 싼 가격에 한 번에 많은 양의 원자재를 수입했습니다. 그렇게 구축된 글로벌벨류체인(GVC : 글로벌공급망)에 따라 교역량은 더 빠르게 증가했고, 각 나라는 물가 안정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미국을 위시한 서방세계와 러시아, 중국을 축으로 하는 세력 간의 갈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경제보다 정치가 우위가 된 것이죠. 탈세계화와 함께, 신냉전 체제가 도래한 겁니다. 중국은 최근 기차역에서 영어로 표기된 표지판을 지우고, 초중학교의 외국 교과서 사용도 규제하기 시작했습니다.
![]() |
↑ 중국 톈진 빈하이 국제공항의 지하철역. 명칭에서 영어가 사라지고, 중국어 발음을 그대로 적은 것으로 바뀐 모습 / 사진 = 웨이보에서 캡쳐 |
수입 원유의 25%, 가스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유럽은 '탈러시아'에 대한 기로에 섰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러시아 탄화수소, 석유, 가스 의존에서 되도록 빨리 벗어날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유럽연합이 수입 다변화, 신재생에너지 생산 확대 등으로 전환해 러시아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러시아는 최근 우리나라를 비우호국가로 지정했습니다. 대러규제에 동참한 우리나라에 대해 러시아는 외교적 제한을 포함한 각종 제재를 취할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8일 '민관 대책회의'를 긴급 개최하는 등 정부는 상황 파악과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탈세계화는 성장 둔화, 물가 상승, 소비자에게 비용 전가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큽니다. 이를 막기 위해선 새정부가 재정대책을 효과적으로 내놓아야합니다. 신냉전 체제 도래와 함께 외교안보 문제도 다시 수면 위로
[안병욱 기자 obo@mbn.co.kr]
※[세종기자실록] 행정수도 세종시에 있는 행정부처와 관련 산하기관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코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