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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7월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1 서울국제주류박람회'에서 부스 관계자가 참관객에게 시음용 전통주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9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2021년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주류 수출량은 총 32만166t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탁주 수출량은 1만4643t으로 전년보다 16.6% 늘어났다.
전년 대비 수출 현황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청주가 27.8% 늘어난 372t, 약주가 30.1% 늘어난 242t, 과실주가 45.2% 늘어난 2687t을 각각 기록했다. 품목별 수출액도 ▲탁주 26.8% ▲청주 27.5% ▲약주 29.2% ▲과실주 43.0%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소주 수출량은 전년보다 4.3% 줄은 5만9530t, 맥주는 12.2% 감소한 9만5976t에 그쳤다. 국산 위스키와 브랜디 등 국제 무대에서 자리매김하지 못한 주류의 낙폭은 더 컸다. 위스키 수출량은 63.7% 줄어든 182t, 브랜디는 97.4% 감소한 7t에 머물렀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소주와 맥주는 전통적으로 국내 소비량이 가장 많은 두 주종이다. 코로나19 확산 후 MZ세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와인과 위스키 소비량이 늘긴 했으나, 업계 관계자들은 소주·맥주 소비량을 따라가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주류시장은 지난 2020년 전체 출고금액 기준 8조80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소주와 맥주가 차지하는 규모는 7조2000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81.8%에 달한다.
그런 두 주종을 제치고 막걸리 등이 해외 시장에서 유독 강세인 까닭은 아직 불분명하다. 주류업계에서조차 뚜렷한 이유는 꼽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말 그대로 '전통주'라는 특성이 해외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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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13일(현지시간) 브라질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김치·전통주 페스티벌에서 서정현 전통주 바텐더(가운데)가 칵테일을 만들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이어 "국내 소비자들도 해외여행을 가면 꼭 그 나라 술을 마셔보지 않느냐"며 "중국에서 고량주, 일본에서 사케, 프랑스에서 와인을 마시듯이 외국인들도 한국에 오면 막걸리 등 전통주를 찾는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기 아이돌이나 드라마 등 한국 문화에 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전통주에도 자연스레 관심을 두는 것 같다"며 "국산 소주나 맥주는 당도가 낮고 부각될 만한 특징이 없어 한두 번 맛보기 정도에만 그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류업계에서는 국내 전통주 시장이 온라인 거래나 구독 서비스를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해외 시장에서의 입지도 더 확고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는 이미 그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국순당이 지난 2020년 4월 선보인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는 지난해 말 수출액 100만달러를 돌파했다. 출시 2년 이내에 연간 수출 100만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09년 국순당 생막걸리 이후 12년 만이다.
이 술은 코로나19 확산 후 유산균 제품 시장이 급성장한 일본에서 특히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 수출액에서 일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66%에 달한다.
또 시장 점유율이 낮아도 입소문을 타는 전통주도 있다. 충남 당진 신평양조장에서 제조한 백련막걸리가 그 주인공이다. 이 술은 2009년 청와대 만찬주로 선정된 데 이어 2
한 30대 소비자는 "한국에 놀러 온 미국인 친구가 구해달라고 먼저 부탁해서 알게 됐다"며 "미국으로 치면 백악관 만찬주가 아니냐고 해 마시면서 함께 웃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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