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츄 넌 내꺼야"…띠부씰 모으는 어른이들

↑ 포켓몬빵 홍보 이미지 [사진 제공 = SPC삼립]

24년만에 돌아온 '포켓몬빵'이 90년대생들의 추억을 자극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포켓몬빵을 사기 위한 편의점 오픈런 현상이 발생된 데 이어 발주 제한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6일 SPC삼립에 따르면 지난 24일 출시한 '포켓몬빵'은 출시 일주일 만인 지난 2일 15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이는 SPC삼립 베이커리 신제품의 동일 기간 평균 판매량보다 6배 이상 높은 수치이며, 지난 해 출시된 여타 캐릭터 빵 제품과 비교해 1주나 빠른 기록이다.
포켓몬빵의 높은 인기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일부터 CU, GS25 등 주요 편의점 점포들은 하루 포켓몬빵 1개 종류당 1~2개씩만 발주가 가능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루 종류당 1개씩만 발주해야 한다"면서 "발주제한은 편의점뿐 아니라 마트, 기업형슈퍼마켓 등 전 채널에 공통으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SPC 관계자는 "현재 생산량 완전 가동을 해도 모자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포켓몬빵 돌풍의 요인으로는 빵과 함께 포켓몬 '띠부씰(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스티커)'이 동봉된 모습까지 그대로 재현돼 당시 학창시절을 보낸 20∼30대들의 향수를 자극한 점이 꼽히고 있다. 인기가 오르면서 90년대 판매 당시의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 스티커를 고르느라 빵을 짓눌러보고 훼손하는 경우가 잇따라 발생되자 지난달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편의점 점주가 '빵을 꼬집고 뒤집어보지 말고 구매해달라'고 쓴 호소문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는 스티커만 갖고 빵 여러 개를 저렴한 가격에 일괄 판매하거나, 무료 나눔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반면 스티커는 웃돈을 얹어가며 거래 중인데, 희귀한 캐릭터는 한 장에 무려 3만에 거래되는 경우까지 있다. 빵 한 봉지 가격이 1500원인 점을 감안하면 20배 이상에 거래되는 셈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포켓몬빵 구매 후기가 넘치고 있다. 특히 모은 띠부씰을 자랑하는 인증사진도 속속 게재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RM도 인스타그램에 '띠부씰' 인증 사진을 남겨 이목을 집중시켰다.
포켓몬빵은 1998년 처음 출시된 후 빵 한 봉지에 들어있는 '띠부씰'을 모으는 게 유행이 되면서 불티나게 팔리다가, 2000년대 초반에 단종됐다. 이번 출시된 제품은 '돌아온 고오스 초코케익', '돌아온 로켓단 초코롤'을 포함해, 인기 포켓몬을 활용한 '피카피카 촉촉치즈케익', '파이리의 화르륵 핫소스팡', '디그다의 딸기 카스타드빵', '꼬부기의 달콤파삭 꼬부기빵', '푸린의 폭신폭신 딸기크림빵' 등 총 7종으로 띠부씰 159종을 무작위로 동봉되어 있다.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