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력 1년차에 통일부 프로젝트 진행…짐 로저스 회장 섭외도
매출 10억·고객사 40곳 성과…"자체 콘텐츠 역량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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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암 프로덕션의 프로젝트 진행 현장 모습. 현해리 대표(왼쪽)와 가수 양희은. / 사진 = 무암 프로덕션 제공 |
"젊은 것들이 해냅니다"
무언가 외치는 듯 입을 크게 벌린 돌덩이. 잘 살펴보면 카메라 모양의 아이콘입니다. 현무암의 돌에서 영감을 받은 현해리 무암 프로덕션 대표가 만든 로고로, 입에서 흘러나오는 '젊은 것들이 해냅니다'라는 문구는 그대로 사훈이 됐습니다. 단단한 패기로 해내고 말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것이 현 대표의 설명입니다.
"향후 5년간 저희 같은 청년층이 창업한 독립제작사가 컨텐츠 시장의 강자로 떠오를 것입니다. 예전에는 프로덕션 하면 높은 연차와 숙련된 경험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공감 포인트를 짚어주는 게 프로덕션의 역할이 됐기 때문입니다." (무암 프로덕션 현해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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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암 프로덕션 로고 |
업력 1년차에 직원 10명이 채 안 되는 작은 회사지만, 무암 프로덕션은 짧은 시간 동안 젊은 패기로 주목할만한 포트폴리오를 써왔습니다. 그간 프로젝트를 진행한 고객사는 통일부와 국방부, LG, 메르세데스 벤츠, 아모레퍼시픽과 한국문화재재단 등입니다. 신생 독립 제작사로서는 굵직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연매출 10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현 대표는 "예전에는 프로덕션 하면 큰 규모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직원도 많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요즘은 규모보다도 자체 기획안이 훨씬 큰 파워를 가진다"고 말합니다. 이어 "실제로 PT(광고 용역 프레젠테이션)를 나가서 이게 왜 젊은 층에게 먹히냐? 라고 광고주가 묻는 경우가 있다"며 "그러면 '저희가 젊은 층이라 제일 잘 압니다'라고 말씀드린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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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힙합 싸이퍼 프로젝트 진행 당시 이인영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참여한 모습 / 사진 = 무암 프로덕션 제공 |
지난해에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가수 유빈, 래퍼 래원, 치타와 함께 일반인 출신 래퍼가 참여한 힙합 싸이퍼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김리을 한복디자이너와 2030 영 아티스트인 이규석 작가, 김준희 피아니스트, 서도밴드와 함께 아트필름을 제작하는 등 기존 공식을 벗어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젊은 제작사 답게 대표도 직함에 얽매이지 않고 연출과 제작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현장에서 호흡을 맞춥니다. 현 대표는 특히,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진행했던 싸이퍼 프로젝트를 인상깊은 장면으로 회상합니다.
"통일과 평화라는 다소 추상적일 수 있는 개념을 어떻게 젊은 층에게 효과적으로 전하느냐가 제일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힙합 랩 가사 안에 통일과 평화를 녹이고, 그것을 주제로 공연을 하고 예술작품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죠. 통일부 장관님이 평생 랩을 하실 일이 있겠어요? 저와 직원 모두 말 그대로 '젊은 것'이라 낼 수 있는 기획안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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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 / 사진 = 무암 프로덕션 제공 |
무암 프로덕션은 '젊은 사람들이 만드는 젊은 기획'임을 앞세워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배우 현빈과 최시원, 안무가 리아킴과 가수 양희은, 비올리스트 용재오닐 등 이른바 '빅샷'들과 협업하며 새로운 경험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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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해리 무암 프로덕션 대표 / 사진 = 무암 프로덕션 제공 |
무암 프로덕션을 이끄는 현해리 대표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해 종합편성채널 방송국의 공채 PD, 삼성 계열 금융사의 홍보팀 PD 출신이라는 이력을 바탕으로 창업에 나섰습니다. 높은 연봉과 안정적인 직장을 마다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유는 하나입니다.
"기업에 소속된 상태로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즉각 실현시키기 쉽지 않습니다. 아이디어를 문서화하고 상사의 결재를 받아야하고…. 조직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하는 의사결정 과정이 콘텐츠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 사업체를 마련한다면 아이디어가 바로 다음날 사업의 기획안으로 바뀌고 곧바로 실현이 됩니다. 제가 창업으로 움직이게 된 가장 큰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기질을 바탕으로 충분히 독보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확신 또한 창업을 결심하게 된 바탕이 됐다는 설명입니다. 그동안 진행한 '피-쓰, 내 소원은 평화', '꿈엔들 잊힐리야 - 내 고향 사진전', 'UN PKO 푸른 베레모를 쓴 작은 영웅' 등 개성있는 제목의 프로젝트들은 기획안 단계에서 갤러리스트 출신의 아트디렉터를 섭외하거나, 스토리텔링을 위해 언더그라운드 래퍼와의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이런 아이디어가 실현된다는 게 신기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아이디어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하루하루 깨닫고 있습니다. 오히려 아이디어를 바로 실행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다가올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기존의 본업 종사자 외에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아이디어를 수급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과 적극적으로 협업하고자 합니다. 이것이 바로 독립 제작사가 가진 가장 큰 힘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낸다'는 패기를 바탕으로 한 단단함과 동시에 아이디어를 얻는데는 제한을 두지 않는 유연함이 무암 프로덕션이 가진 강점이라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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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젝트 제작 현장 모습 / 사진 = 무암 프로덕션 제공 |
무암 프로덕션은 현재의 방송·광고 프로젝트 제작 외에 올 하반기부터는 자체 오리지널 웹드라마 제작까지 기획하고 있습니다. OTT 시장에 특화된 숏폼 콘텐츠가 장기적으로 큰 잠재력을 가졌다는 전망에 기반한 것입니다. 때문에 더 많은 프로젝트를 수주해 매출과 이익을 늘릴 수도 있지만, 독립 제작사로서 자체 제작역량을 더욱 끌어올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이 현 대표의 포부입니다. 돈 보다는 콘텐츠에 더 욕심을 내겠다는 것입니다.
"1년차에 10억이라는 매출을 달성해보니 매출액 자체보다 무엇을 새롭게 제작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올해 하반기 제작을 목표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