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들 사이에서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통합론이 제기된 가운데 정책연구기관에서도 같은 주장이 나왔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4일 보사연이 개최한 '공적연금 개혁방안 마련을 위한 포럼'에서 이 같은 내용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국민연금을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 군인연금과 같은 특수직역연금과 합쳐서 운용해야 한다는 게 윤 위원의 주장이다.
그는 개별 연금 제도를 단순 통합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각 연금의 급여 등의 수준을 동일하게 맞추고, 민간에서 지급하는 만큼의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윤 위원은 이날 발표에서 "지난 2015년 이뤄진 공무원연금 개편은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의 보험료율 차이를 2배로 벌려 두 연금의 통합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일본식 통합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2015년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을 완전히 통합했다. 두 연금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연금지급률)도 통일했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을 통합하자는 목소리는 꾸준히 나왔었다. 공무원연금 수령액이 국민연금보다 훨씬 크다는 점에서 '형평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온 것이다. 실제로 2019년 기준 국민연금 수급자 한 명의 월 평균 지급액은 37만원에 불과했던 반면 퇴직공무원 한 명의 월 평균 연금 지급액은 240만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공적연금의 통합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날 포럼에서는 국민연금을 서구 선진국과 같은 '소득비례연금'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재 국민연금 급여는 균등급여와 비례급여로 구성돼 있는데, 이를 완전비례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현행 제도는 소득이 적을수록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높은 '하후상박형' 구조를 띤다. 완전비례 방식이 도입되면 모든 가입자의 소득대체율은 동일해진다.
국민연금의 균등급여 부분을 기초연금과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기초연금은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지급되고 있다. 이용하 보사연 조빙연구위원은 "국민연금 균등급여 부분을 기초연금과 합쳐 '보편적 기초연금' 체계로 가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모든 세대가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보편적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의 '이층 구조'가 갖춰지면 노인 빈곤 완화와 국민연금의 재
이 외에 저소득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보충연금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도 언급됐다. 정해식 보사연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을 노후소득 보장의 중심축으로 설정하되 미흡한 부분을 보충해나가야 한다"며 보충연금 지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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