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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 본사가 몰려 있는 서울 도심. [매경 DB] |
3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의 '국내 재벌가 평균 수명 현황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60명 내외의 재벌가평균 수명은 76.8세였다. 이는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국민 기대수명 83.5세보다 낮은 수준이다. 실제 84세 이상 삶을 누렸던 재벌가는 62명 중 22명으로 3분의 1 수준 정도에 불과했다.
60여 명 중 5년 단위별로 살펴보면 향년 85~89세 사이가 12명(19.4%)으로 최다를 차지했다. 이 중 향년 85세와 86세가 각 4명으로 많았다. 이종덕(1915년 출생-2000년 별세) 세아그룹 창업주, 박경복(1922년-2007년) 하이트진로그룹 창업주, 구자원(1935년-2020년) LIG그룹 회장, 정상영(1936년-2021년) KCC 명예회장은 별세 시점은 서로 달라도 향년 85세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정주영(1915년-2001년) 현대 창업주, 신용호(1917년-2003년) 교보생명 창업주, 정인영(1920년-2006년) 한라그룹 명예회장, 구평회(1926년-2012년) E1 명예회장은 86세에 생을 마감했다는 점이 닮았다.
80대 후반 다음으로는 75~79세에 세상을 떠난 이들이 11명(17.7%)으로 높았다. 70대 후반 중에서도 조홍제(1906년-1984년) 효성그룹 창업주, 이재준(1917년-1995년) DL그룹 창업주, 이건희(1942년-2020년) 삼성전자 회장처럼 향년 78세인 오너경영자가 3명 있었다. 이어 80~84세(8명, 12.9%), 90~94세 및 60~64세(각7명, 각11.3%), 70~74세(6명, 9.7%), 65~69 및 50~54세(각3명, 각4.8%), 95~99세 및 55~59세(각2명, 각3.2%)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 중에는 40대에 세상을 일찍 떠난 경우도 1명(1.6%)도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100세 넘은 재벌가는 명단에 없었다. 75세 이전에 별세한 재벌가도 22명(35.5%)으로 평균 3명 중 1명꼴 수준이었다.
조사 대상자 중 90세 이상 장수한 오너는 9명(14.5%)으로 조사됐다. 가장 장수한 총수는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격호 창업주는 1922년에 태어나 2020년에 생을 마감해 향년 98세였다. 조사 대상자 중 가장 긴 삶을 영위했다.
이와 달리 최종건(1926년-1973년) SK그룹 창업주는 47세의 젊은 나이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 경영자로서 화려한 꽃을 다 피워내지 못했다. 50대 초반에 별세한 경우도 김정주 넥슨그룹 창업주를 포함해 3명 있었다. 박병규(1925년-1977년) 해태그룹 창업주는 52세, 채몽인(1917년-1970년) 애경그룹 창업주는 53세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여기에 정몽헌(1948년-2003년) 현대그룹 회장 55세, 김종희(1922년-1981년) 한화그룹 창업주도 향년 59세로 50대에 부고 소식이 전해졌다.
한편 이번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997년부터 관리해온 대기업집단(그룹) 중 해당 그룹 전·현직 총수를 비롯해 주요 오너 경영자 등 이달 1일 이전에 별세한 62명이다. 그룹이 이미 해체되어 사라진 곳도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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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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