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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온이 성균관대학교와 함께 미래 배터리 인재 양성을 위해 지난달 28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배터리 계약학과를 개설하기로했다. [사진 출처 = SK이노베이션] |
2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성균관대와 배터리 계약학과 프로그램 개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이달 말부터 2년 동안 배터리를 연구할 석사 연구원을 모집한다.
계약학과는 기업과 학교가 산업 현장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개설·운영하는 학과로, 지난 2006년 삼성전자가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학부생을 대상으로 특전을 제공한 것이 원조다.
SK온은 선발된 학생에게 학비 지원을 비롯해 연구원 특강, 해외 포럼 참가, 단기 연수 프로그램 참여 기회 제공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졸업 후 SK온에 입사할 수 있는 기회도 준다.
SK온은 지난해 울산과학기술원(UNIST) 대학원과 산학협력 프로그램인 e-SKB를 통해 배터리 인재 육성을 시작했다. 해당 전형 입학생 역시 학비를 전액 지원받고 졸업 후 SK온에 취업하는 특전을 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도 산합협력의 일환으로 연세대와 고려대에 배터리 관련 학과를 설립하고 올해부터 운영에 나선다. 석박통합과정, 박사과정으로 나눠 모집하고, 합격자에게 학비와 매달 120~200만원의 생활비를 지원한다.
고려대에 설치된 배터리-스마트팩토리 학과에서는 배터리 전문가 및 스마트팩토리 전문가로 구성된 2인의 지도교수를 배정해 배터리와 공장 설계에 적용할 스마트팩토리 기술 역량을 동시에 갖춘 인재를 육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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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학교 배터리-스마트팩토리 학과 신입생 모집 공고문. [사진 출처 = 고려대학교] |
선발된 학생들은 관련 학과에서 배터리 관련 과목을 이수하고, 삼성SDI의 산업 현장을 탐방하거나 회사 과제·실험 등에 실제 투입되는 등 현장 중심의 연구를 수행한다. 장학생은 등록금과 별도의 개인 장학금을 받을 수 있고, 졸업과 동시에 삼성 SDI에 입사하게 된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계약학과를 설립하는 이유는 사업 규모 확대에 따라 필요한 인재를 미리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을 작년 기준 40기가와트시(GWh)에서 2025년까지 220기가와트시로 5배 넘게 늘릴 예정이다. 북미에 4개 공장을 건설 중인 LG에너지솔루션 역시 2025년 북미 생산능력만 200기가와트시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
이런 계획에 맞춰 매출액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직원 수는 더디게 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2021년 9월 기준 직원 수가 9218명으로 2020년 말 7524명보다 약 23% 늘었는데 작년 3분기 매출이 1분기 대비 215% 늘어난 것에 비하면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사업 확장에 대비해 인재 선점에 나서는 이유다.
지동섭 SK온 대표이사는 "체계적인 계획과 좋은 프로그램으로 미래 배터리 산업을 이끌어갈 주역들을 육성해 한국이 세계 배터리 시장을 계속해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업들은 인재 영입과 함께 해외 업체로의 인재 유출 방지책도 함께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스웨덴 배터리 스타트업 노스볼트가 국내 업체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 대규모 인력
인재가 유출되면 경쟁 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투자를 비롯해 유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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