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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성비를 향상한 쉐보레 신형 볼트 EV [사진 출처 = 쉐보레] |
쉐보레 신형 볼트 EV를 시승한 뒤 아쉬움이 몰려왔다. 기존 모델에서 부족했던 디자인과 성능을 단순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완전 신차' 수준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편의·안전사양까지 향상했지만 가격은 오히려 700만원 가량 저렴해졌고 전기차 보조금도 100% 받을 수 있다. 전기차 보조금을 '더블'로 받는 기분이 들 수준이다. 보조금을 받으면 2600만~3200만원 정도에 살 수 있다.
1~2년만 더 빨리 나왔다면 '전기차 대명사' 테슬라에 맞먹거나 버금가는 실력으로 전기차 시대를 선도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은 아쉬움으로 이어졌다.
볼트 EV는 2017년 국내 출시된 뒤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열고 주목받았다. 그러나 미니밴을 축소한 것 같은 크로스오버 디자인과 투박한 실내는 단점으로 여겨졌다. 결국 '혁신'을 앞세운 테슬라에 밀렸다.
쉐보레 입장에서는 설상가상. 국내 자동차시장을 점령한 현대차·기아가 혁신과 품질을 향상한 전기차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볼트 EV에 대한 관심은 더 멀어졌다.
쉐보레는 이에 기존 볼트 EV의 단점을 없애고 혁신을 강화한 신형 볼트 EV로 명예 회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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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 볼트 EV [사진 출처 = 쉐보레] |
당초 지난해 8월 사전예약에 들어갔지만 배터리 제조 결함으로 GM 본사가 대규모 리콜에 들어가면서 출시 시점이 연기됐다.
신형 볼트 EV는 4130만원이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발생한 출고적체와 자동차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신차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오히려 기존 모델보다 684만원 저렴해졌다.
'마이너스 옵션'을 적용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편의·안전사양이 '플러스' 됐다. 360 올 어라운드 세이프티(360 All around safety)를 구현하기 위해 동급 최대인 10개의 에어백,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이탈 방지 경고 및 보조 시스템, 저속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 등 총 14가지 능동 안전사양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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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 볼트 EV [사진 출처 = 쉐보레] |
캡 포워드는 미국 크라이슬러 미니밴에서 시작됐다. 대표 모델은 프랑스 브랜드 시트로엥의 그랜드 C4 스페이스 투어러다. A필러가 앞쪽으로 전진해 실내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고 운전시야도 향상된다.
캡 포워드 스타일만 같을 뿐 디자인 비교 자체가 의미없을 정도로 완전히 달라졌다. 귀엽지만 투박하고 어색했던 외모는 미래형 전기차 특징에 맞춰 세련되고 단정해졌다. 새로워진 쉐보레 전기차 패밀리룩을 적용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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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 볼트 EV [사진 출처 = 쉐보레] |
측면에서는 지붕이 떠있는 효과를 주는 플루팅 루프를 적용하고 17인치 머신드 블랙 투톤 알로이 휠을 채택, 세련미와 역동성을 강조했다. 헤드램프에서 리어램프까지 이어지는 캐릭터라인도 다이내믹한 이미지에 한몫한다.
후면은 단정하면서도 안정감 있게 디자인됐다. 리어램프는 날렵해지고 입체적으로 다듬어졌다. 블랙 테두리로 뒤 유리창과 리어램프를 감쌌다. 좌우 리어램프 중앙에는 블랙 엠블럼으로 시선집중을 추구했다.
블랙 컬러를 적용한 뒤 범퍼는 양쪽 끝까지 길게 이어졌다. 폭이 실제보다 더 넓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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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 볼트 EV 공간활용 [사진 출처 = 쉐보레] |
10.2인치 고화질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EV전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8인치 스마트 디지털 클러스터는 한눈에 차량 상태를 파악하고 조작할 수 있게 지원한다.
버튼식 기어 시프트도 채택했다. 기어 시프트 하단에는 핸드백이나 지갑 등을 넣을 수 있는 스마트 스토리지를 마련했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 시스템으로 편의성도 향상했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600mm다. 길고 넓은 티볼리·코나와 같다. 대신 동급의 내연기관차보다 공간을 더 넓힐 수 있는 전기차의 장점을 활용, 체구에 비해 넉넉하다. 2열 중앙에는 센터터널이 없다. 2열에 성인 2명이 비교적 편하게 앉을 수 있다.
적재공간도 체구에 비해 넉넉한 편이다. 기본 적재공간은 405ℓ다. 2열 시트를 접으면 1229ℓ까지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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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 볼트 EV [사진 출처 = 쉐보레] |
신형 배터리 모듈을 탑재한 LG에너지솔루션의 66kWh 대용량 배터리 패키지를 채택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14km다. 여기에 리젠 온 디맨드 시스템과 원페달 드라이빙 시스템을 통해 배터리 효율을 높였다.
운전석에 앉으면 시야가 넓게 펼쳐지고 개방감도 웃후하다. 캡 포워드 스타일인데다 A필러 안쪽에 유리를 적용하고 벨트라인을 낮게 배치해서다. 스포츠세단에 주로 적용하는 D컷 스티어링휠은 무릎 위 공간에 여유를 제공한다. 무게감과 그립감은 보통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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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 볼트 EV 버튼식 기어 시프트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
안전을 위해 주행(D)·R(후진) 버튼은 당기고, 주차(P)·중립(N) 버튼은 누르는 방식을 적용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부드럽고 조용하게 움직인다. 발에 주는 힘의 양에 따라 속도를 매끄럽게 올리고 줄인다.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카를 탄 느낌이다. '전기차' 특성을 강조해 출발, 가·감속, 정지 때 발생했던 이질감을 개선했다.
과속방지턱이나 요철구간에서도 충격이나 진동을 비교적 잘 상쇄한다. 전반적으로 정숙한 편이다. 바람 소리도 노면 소음도 기존 모델보다 잘 억제한다. 방향지시기 작동 소리가 오히려 더 크게 들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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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 볼트 EV [사진 출처 = 쉐보레] |
지그재그 도로에서 와인딩할 때 원페달 드라이빙 기능을 사용하면 속도를 줄이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가 없다.
차체 하부에 수평으로 배치된 배터리 패키지 등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설계돼 무게 중심이 낮아졌고 주행 안정성도 우수해졌다. 민첩성에 초점을 맞춘 기존 모델과 달리 부드럽고 편안하게 세팅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무난하다. 차선 중앙을 벗어나는 수준으로 좌
신형 볼트 EV는 기존 모델의 단점으로 여겨졌던 디자인, 편의성, 안전성을 모두 향상시켰다. 여기에 가격까지 내렸다. 폼생폼사보다는 가성비와 실용성을 꼼꼼하게 따지는 소비자를 겨냥한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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